일년 중 여행을 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언제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참 곤란하다. 여행이란게 언제 떠나든 좋은 것이 아닌가 싶단 말이다. 봄이면 터질듯 몽글어 오른 꽃봉우리를 보고, 파릇파릇 돋아나는 잔디와 상쾌해진 바람을 맞는 것이 좋고, 겨울이면 눈 쌓인 산 봉우리를 보는 것도, 한적한 해수욕장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를 듣는 것도 좋다. 여름이면 무더운 빌딩 사이를 벗어나 어딘가 한적하고 시원한 곳을 찾고 싶고, 가을이면 굽이굽이 고갯길을 넘을 때마다 새로운 색으로 빛나는 단풍을 보는 것도 좋다. 그러니 떠나는 그 자체가 좋은 것이지 시기에 따라 더 좋고, 덜 좋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 하지만 언제 출발하는 여행이냐에 따라 어디를 가고 싶어지느냐고 물어본다면 고민해봄직하다. 이른 봄이면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