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은 노래한다 | 김연수 | 문학과지성사 김연수의 책은 많이 읽진 못했다. 아니, 몇 편의 단편을 제외하면 [꾿빠이 이상]이 유일하게 읽은 장편 소설일게다. 그때에도 그랬다. 책을 덮고 한참동안 소설 마지막 구절이 입에서, 가슴에서 맴돌았다. 테잎이 끊어지면 피가 나오. 상채기도 머지않아 완치될 줄 믿소. 상채기도 머지않아 완치될 줄 믿소. 굳빠이 그의 소설은 이상하리만치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솔직히 [꾿빠이 이상]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 남은 상채기만 기억날 뿐. 하지만 그걸 까맣게 잊고 다시 그의 소설을 집어 들었다. 실수였다. 가을에 그의 소설을 시작한 것은. 읽는 내내 나를 쥐어잡고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가 사랑에 빠지면 나도 사랑에 빠졌고, 그가 투쟁의 의지에 불타오르면 나도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