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출발한 지 19일 째 되는 날이자 제주에 들어와서 두 번째 맞이하는 아침. 그리고 여행을 시작한 이후 세 번째로 맞이하는 금요일. 뭐랄까 '금요일'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약간의 압박감을 주는 단어다. '금요일이니까 신나게 놀아보자!'라는 식의 압박이 아니라 금요일 밤이 되도록 약속이 없으면, 그러니까 금요일을 집에서 혼자 보내면 기분이 너무 다운되서 한없이 우울해지기 때문에 금요일에는 어떤 식으로든 약속을 만들어서 술을 한 잔 해야 하는, 그런 압박이다. 뭐, 지금은 어차피 여행 중이니까 어차피 혼자. 그리고 집이 아니니까. 다행히 그런 류의 '압박'은 없었지만 어제처럼 집에만 틀어박혀 있고 싶지는 않았다. 아침까지는 비가 내렸지만, 점점 비는 그치고 있었다. 날씨가 흐리기는 했지만 비가 내리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