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바(Bar)라는 곳에 가본 적은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난다. 아마도 대학 시절이었을 거고, 우루루 몰려가서 맥주를 마시거나, 선배형들에게 양주를 뜯어 먹을 때였을 거다. 그 시절엔 그런 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 나와는 다른 세계인 것 같아서 그다지 마음이 편하지도 않았다. 처음 바에 혼자 갔던 건 2001년이었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방배동에 있는 회사를 다니고 있을 때. 어느 날인가 술이 고픈 퇴근 길. 만날 사람이 없어서 방배역을 배회하다가 근처의 더 플레어(The Flair)라는 곳에 혼자 들어갔다. 알 수 없는 영어가 잔뜩 씌여있는 바들은 도무지 가격을 짐작할 수 없는 데다가 정말 '술만' 마시는 곳인지 구별하지를 못하겠어서 선뜻 들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더 플레어는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