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효. 바이러스 걸린 것 같네요.

집에 있는 PC는 좀 막 다루는 편입니다. 회사에서 쓰는 건 각종 바이러스 체크도 열심히 하고, 보안 유지를 위한 갖가지 노력을 하지만 집에선 그냥 대충 쓰는 편이예요. 게임도 이것저것 많이 깔았다 지웠다하고, 영화 같은 걸 주로 보죠. 그래도 네이버 PC 그린으로 실시간 감시 정도는 걸어 놨어요. 물론 자동 업데이트 목록에 뜨는 중요 업데이트들은 빠지지 않고 설치했고요. 그러다가 이제 집에서 작업 좀 하려고 했더니 갑자기 악성 코드인지 바이러스인지 모를 것에 당한 것 같아요.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www.naver.com 과 www.zzoos.net 에 접속이 안됩니다.

아마 두 사이트 외에도 접속 안되는 곳들이 더 있겠지만 가장 타격이 큰 건 저것들이예요. 특히나 제 블로그 스킨 변경 작업중인데 제 블로그에 접속이 안되니 아주 큰 일입니다. 그래서 일단 블로그 스킨 작업은 멈춘 상탭니다. 지금의 이 상황을 모두 해결한 다음에 계속해야겠죠.

2. 웹서핑중 엉뚱한 경고창이 자꾸 뜹니다.

웹서핑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서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녀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웹서핑을 하다보면 갑자기 경고들이 나타납니다. 스파이웨어에 걸린 것 같다면서 어떤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합니다. 물론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문구가 뭔가 수상해요. 그러다가 갑자기 브라우저가 전체화면크기로 커지면서 이상한 사이트의 광고가 나타납니다.

뿐만 아니라 몇몇 사이트에서는 플래시 광고가 다른 것으로 대체되서 보입니다. 대체된 광고는 스파이웨어 퇴치 관련 광고입니다. 원래 그 자리에는 다른 광고가 있어야 되는 사이트고요.

3. 윈도우즈 자동 업데이트 관련 경고가 뜹니다.

작업표시줄에 빨간 방패 모양이 나타나 있습니다. '자동 업데이트를 사용하지 않도록 설정 되어 있다'는 경고를 합니다. 하지만 제어판에서 자동 업데이트를 살펴보면 사용하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행중인 서비스들을 살펴보면 Automatic Update가 정말 사용하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강제로 실행시키려고 하면 또 에러가 뜹니다. 이게 아예 사용하도록 변경이 안됩니다.

4. 1번 항목과 2번 항목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쓸 때만 나타나는 게 아닙니다.

저는 주로 파이어폭스를 씁니다. 가끔 제대로 보이지 않는 사이트가 있거나, 온라인 뱅킹이나 쇼핑 등을 할 때에만 IE를 쓰는데요. 브라우저의 종류에 상관없이 특정 사이트에 접속을 할 수 없습니다. 가끔 경고창이 뜨거나 플래시 광고가 다른 광고로 대체되는 것도 브라우저의 종류에 상관없습니다.

도대체 무슨 조화일까요. 각종 검색 엔진으로 바이러스 DB를 최신 상태로 유지한 채 모든 하드디스크를 검사해봐도 아무런 바이러스도, 아무런 스파이웨어도 감지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위의 증상은 계속됩니다.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오늘은 집에가서 하드 포맷하고 시스템을 다시 설치할 생각입니다. 한 번쯤 재설치할 시기가 왔다는 생각도 들고요.

가끔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때문에 고생할 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예전보다 컴퓨팅 환경이 더 좋아지긴 한 걸까? 물론 테이프 레코더의 볼륨을 조절해가면서 겨우 몇백 킬로바이트짜리 게임을 10분이 넘도록 로딩하던 시절에 비하면 몇백 메가짜리 영화 파일도 순식간에 다운 받을 수 있는 지금이 훨씬 편리한 환경일 겁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같은 악성 프로그램(코드) 같은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끄고 살 수 있었는데요. 마치 조선 시대엔 에이즈 고민이 없었던 것(확인할 순 없지만요)과 비슷한 맥락일까요? 분명히 편해지고 있지만, 그만큼 신경써야 하는 것들도 많고 위험도 많습니다.

시스템 다시 설치할 생각하니... 아주 앞이 깜깜합니다. 정말 귀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