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어딘가에 백업해놨을 자료를 찾다가 오래 전 홈페이지에 올렸던 사진들을 찾았습니다. 웹갤러리를 운영하던 2001년~2003년. 그러니까 블로그가 아니라 제로보드의 게시판을 이용한 일기장, 자유게시판, 이미지 게시판 같은 걸 달아놓고 제가 직접 개발한(!!!) 갤러리 툴을 써서 웹갤러리를 붙여놨던 때죠.
사진 뒤져보니 옛날 생각이 참 많이 납니다. 그 소중했던 사람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을까요. 잠깐이라도 떨어지면 못 살 것 같더니만, 힘겹더라도 살아지기는 합니다 그려.
길이 없어도 달렸습니다. 2002년의 겨울이었을 거예요. 안면도의 꽃지 해변이었을 것이고, NIkon FE에 Nikkor 50mm 1.4 렌즈였을 겁니다. 필름은 분명히 TMAX 400에 +2 증감을 했겠죠. 네, 당시의 저였다면 분명히 그렇게 했을 겁니다. 아마 저 차는 제가 타고 갔던 차는 아니었을 거예요. 날씨가 많이 차가웠지만 아주 따뜻했던 때였다고 기억합니다. 네, 분명히 그랬습니다.
길이 끝나는 곳까지 달렸습니다. 아마 경남 사천 근처의 어딘가가 아닌가 싶어요. 여기다 차를 세워두고 한참동안 바닥을 뒹굴며 웃었어요. 우리 참 대책없다. 그치? 어쩌다 길의 끝까지 와버렸네. 이렇게 넓은 막다른 골목이 대체 어딨어! 2002년의 여름이었을 겁니다. 아마 사진을 가장 열심히 그리고 많이 찍었던 때였을 거예요. 주말이 지나고나면 삼성동 킨코스의 현상소에 약속이나 한듯이 우르르 몰려들었었죠. 서로의 사진을 돌려보던 기억이 나네요.
풋. 조용 깨끗 민박입니다. 하하하. 거제도 어딘가의 해수욕장이었는데...
이건... 2002년 봄이었습니다. 막 더워지려고 할 때.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왜냐면 '농약을 살포하였서니' 말이죠...
언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걸어도 아련한 길입니다. 오늘 퇴근하고 학원을 다녀오는 길에 꽃다발을 들고 있는 여자를 한 명 봤습니다. 저보다 열살은 어려보이는 사람이었죠. 꽃다발이 참 예뻤습니다. 네, 바로 그게 이유입니다. 별로 대단한 사진도 아닌데 이 사진을 고른 이유. 꽃다발을 보니 이 거리가 생각났습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꽃다발을 선물했던 건 언제, 누구에게 였을까요?
이건 보너스. 요즘 열심히 같이 여행 다니고 있는 철우를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둘이 같이 살 때 찍은 사진입니다. 뒤져보니 2003년 9월이네요. 정동에 산책나갔을 때 찍었죠. 아마 시립 미술관이나 정동 극장 앞에서 찍은 걸겁니다. 이런 미소를 많이 찍어두지 못했네요. 앞으로 더 찍어줄게 철우야.
진짜 뽀너스. 이건 2001년 생일 파티 때의 제 모습. 머리가 짧을 때도 있었습니다. 아마 머리 기르기 전의 마지막 모습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