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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데이 - 오쿠다 히데오

zzoos 2010. 1. 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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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해피데이 | 오쿠다 히데오 | 김난주 | 재인

야호! 이렇게까지 즐거운 책이 있었던가?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너무나 술술 빠르게 읽힌다. 게다가 나이 때문인지 적절한 공감까지. [공중 그네]를 비롯해 유쾌한 소설을 써오던 작가가 작정하고 가볍게 쓴 듯한 단편들. 신나고 즐겁고 가볍다. 그래서 유쾌하다. '오쿠다 히데오'스럽지 않다고도 얘기하지만, 이런 것이 그의 매력이지 않을까.

뭔가 특별한, 아니 사소한 일이 벌어지는 여섯 가정의 에피소드들. 집안 물건들을 인터넷 옥션에 내다 파는 데 푹 빠진 엄마. 별거가 시작됐지만 오히려 삶에 활력을 찾은 남편. 무례한 젊은 남자에게 색다른 매력을 느끼는 부인. 회사가 망해버렸지만 집안일에서 적성을 찾는 남편. 아내와 상의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일을 벌이는 남편과 그럴 때마다 갑자기 일러스트가 잘 그려지는 아내. 로하스 열풍에 빠진 아내와 그걸 소설의 소재로 삼는 남편.

뭔가 살짝 일상에서 틀어진 것 같지만 그런 것들이 또 우리 일상. 그런 작고 소소한 얘기를 놓치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소설의 미덕은 가벼움이다. 깊이가 없다고, 무겁지 않다고, 의무나 책임 같은 얘기를 논하지 말고 생각없이 읽는다면 대만족할 듯. 머릿속에 복잡한 생각많은 분들에게 추천. 아, 하지만 책의 두께에 비해 가격이 좀 높은 건 유일한 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