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Places/2017 일본 여행

5. 해변 드라이브 & 미야코 블루

zzoos 2020. 3. 9. 19:31
728x90
반응형

5박 6일의 미야코 제도 일정이 거의 끝나간다. 드디어 마지막 날. 이제 내일이면 나하 공항을 거쳐 후쿠오카로 넘어간다. 날씨가 그리 좋진 않았지만 미야코와 주변 섬들도 대부분 돌아다녔다. 오늘은 뭘 해야 할까? 아침에 일어나 숙소의 옥상에서 하늘을 바라보니 오늘도 변화무쌍한 날씨일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파란 하늘이 보인다.

 

그래, 오늘은 바다를 실컷 보자. 며칠 전에 히비스커스 호텔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함께 돌아다닌 이라부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건 어떨까? 당시는 고베에서 온 형님을 따라다니느라 내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했으니까.

 

여유롭게 해변을 따라 드라이브~

 

특별한 목적지를 가지고 출발하지는 않았다. 일단 이라부섬으로 넘어갔고, 해안가를 따라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처음 차를 세운 곳은 후나우사기바나타(フナウサギバナタ )였다. 검색해보니 '배를 보내는 곶(cape)'이라는 뜻의 이라부섬 사투리라고 한다.

 

특별한 건 없는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다가 예쁘고 매(?) 모양을 한 전망대가 꽤나 웅장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바로 앞에 날개를 펼치고 있는 커다란 매(?)가 보이는데, 꼬리 쪽에 계단이 있어서 올라가 볼 수 있다. 툭 튀어나와있는 높은 지형이라 멀리 떠나가는 배를 배웅하기에 좋았던 곳이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헌데 '배웅'과 '매'는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용맹한 새(또는 새의 신)가 떠나는 가족을 보호해주길 바란 걸까?

 

비수기라서 그런 걸까? 사람이 드나든 흔적은 보이는데 수풀이 엄청나게 자라서 오지 탐험하듯이 걸어가야 했다.

 

위쪽에서 내려다보니 바다에 좀 더 가까이 가보고 싶어 졌다.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벗어나 다시 드라이브를 시작했는데, 조금 올라가니 오른편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보이길래 도로변에 차를 세워두고 밀림(?)을 헤치듯 걸어 내려갔다. 바다가 나오겠지?

 

맑고 투명한 바다, 잔잔한 파도. 바닥만 조심한다면 스노클링 하기에도 딱일 것 같은 해변이다. (사진 속은 모르는 분들)

 

그렇게 밀림(?)을 헤치고 도착한 곳은 신비지(シンビジ )라는 곳. 모래사장이 없는 곳이니 '비지'가 '비치'의 오타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한문이 아니고 가타카나라서 무슨 뜻인지는 전혀 모르겠다.

 

겨우 사람이 들고 난 흔적이 보이는 수풀 속의 작은 길을 따라 내려가면 시멘트로 만든 계단이 나타나고, 그 계단 아래에는 맑고 깨끗한 바다가 보인다. 파도도 저 멀리에서 부서지기 때문에 잔잔한 곳. 얇고 맑은 바다 안에 특이한 모양의 바닥이 드러나 있는 걸 보니 스노클링 하기에도 좋아 보이는 곳이었다.

 

특별한 바다는 아니었지만 짧은 산책을 하기에 좋았던 시라토리미사키 공원(白鳥岬公園)

 

다음으로 차를 세운 곳은 시라토리미사키 공원(白鳥岬公園 ). 사실 그냥 천천히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이 보이면 세워서 담배를 한 대 태우면서 사진도 한 장 찍고, 물도 한 잔 마시고 뭐 그렇게 여유로운 드라이브였다.

 

이 공원은 경관이 특별히 뛰어나진 않았지만 바다를 따라 산책로가 정비되어 있어서 여유롭게 짧은 산책을 하기에 좋았던 곳이다.

 

지도 상에 이름도 없는 해변

 

목적지도 없이 마음 내키는 곳에 차를 세우면서 이라부 섬을 돌다가 사와다 항구(佐和田漁港 )에 도착했을 때는 햇살이 아주 좋아진 상태였다. 날씨가 좋아지면 바다 사진이 훨씬 좋아진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여기서는 꼭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래서 차를 바로 세우고 항구로 나갔다.

 

갑자기 햇살이 비춰서 좋아진 날씨. 이번 여행에서 바다가 반짝이는 걸 처음 본 것 같기도...

 

차 두 대 정도가 방파제 위에서 낚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혼자 돌아다니고 있는 백발의 아저씨가 신기한지 힐끗힐끗 쳐다본다. 그들이 조금 신경 쓰이긴 했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햇살이 좋아서 방파제 위를 여기저기 걸어 다녔다. 살짝 땀이 배어 나오는 걸 느꼈지만 기분 좋은 따뜻함이었다. 선글라스를 벗고 얼굴을 해가 비치는 방향으로 돌린다. 눈이 부셔서 눈을 감는다. 살짝 바람이 불자 작은 파도 소리가 들린다. 린넨 바지가 바람에 풀썩이며 종아리에 기분 좋은 감촉이 전해진다.

 

아, 이래서 바다에 오는 거지.

 

햇살이 금방 들어갈 것 같지 않았다. 본격적인 해변으로 나가보고 싶었다.

 

햇살이 쏟아질 때 도착한 도구치노하마(渡口の浜)

 

사와다 항구에서 남쪽으로 쭉 달리니 이라부 섬의 번화가가 나오고 번화가를 벗어나니 도구치노하마(渡口の浜 )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역시 유명한 해변에 오니 비수기인데도 사람들을 꽤 만날 수 있었다. 햇살 덕분에 날이 살짝 더워졌기 때문인지 빙수를 먹는 사람들도 보였다. 해변을 좀 걷다 보니 신발에 모래가 잔뜩 들어간다. 아, 뭐랄까 갑자기 덥고 신발 안에서 서걱거리는 모래들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아, 밥을 먹을 때가 됐다.

 

이라부섬의 소바니까 이라부 소바

 

미야코에 와서 아직 오키나와 소바를 먹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랐다. 급하게 검색해보니 이라부섬의 번화가 쪽에 괜찮아 보이는 소바집이 하나 보인다. 이름은 이라부 소바 카메(伊良部そば かめ ). 번화가라고는 하지만 건물들이 모여있다는 정도의 느낌이다. 가게 앞에 공터가 있어서 쉽게 차를 세울 수 있었다. 낡았지만 정겨운 가게에 들어서니 손님들도 꽤 보인다. 가장 기본일 것 같은 '이라부 소바'를 주문했다.

 

오키나와의 소바는 기본적으로 돼지뼈와 가츠오부시, 다시마 같은 걸로 육수를 내서 칼국수처럼 널찍한 밀가루 면을 넣어 먹는다. 면을 살짝 덜 익히기도 하기 때문에 밀가루 냄새가 날 때도 있어서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좋아한다. 그리고 오키나와는 엄청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보니 재료나 조리법이 동네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각각의 섬마다 조금씩 변형된 자신들만의 소바를 가지고 있는데, 이곳은 이라부섬이니까 '이라부 소바'라고 부를 수 있겠다.

 

특이하게 돼지 등뼈와 가다랑어가 들어 있는데 그 양이 박하지가 않다. 생각보다 훨씬 담백한 국물 맛이 좋았고 자칫 비린내가 나기 쉬운 가다랑어가 크게 들어가 있는데도 잡내 없이 먹기가 편했다.

 

이라부 대교 위에서

 

점심을 먹고 나니 디저트가 먹고 싶어 졌고, 날씨가 더워지니 시원한 걸 먹고 싶어 졌다. 그래서 궁금했던 곳을 들러보기로 했다. 타베로그 평점이 4점에 가까우니 (3.9였던가?) 분명히 줄을 서야 하는 곳일 거라서 갈까 말까 망설이던 곳이었다. 하지만 한 군데 정도는 줄을 서서 먹어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구리마섬의 인기 카페. 낙원의 과실(楽園の果実). 직접 키운 망고를 사용한 메뉴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라쿠엔노카시츠(楽園の果実 ) 근처에 도착하니 심지어 '차량의 통행'이 많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앞에 8팀이나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망고... 망고가 먹고 싶었다. 직접 키운 망고를 사용한다는 이 카페는 미야코 제도의 가게 중에서 타베로그 평점이 가장 높은 곳 중의 하나다. 그래, 기다려 보자!

 

아, 참고로 일본의 가게에서는 손님이 많으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적는데, 나 같은 경우는 '이름'을 적기보다는 '성'만 적는 편이다. 내 이름은 일본 사람이 발음하기에는 쉬운 발음이 아니기 때문에 발음하기 더 쉬운 걸 적는 거다. 실제 자신의 이름을 적는 것보다는 발음하기 쉬운 단어로 자신을 불러달라는 의미로 '콜 사인'을 적어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당연히 원래는 이름을 적는 것이 맞지만, 발음하는 사람이 발음을 실수해서 내가 그걸 못 알아듣고 그래서 차례를 놓치면 너무 아까울 것 같다.

 

40분이었나? 한 시간이었나? 꽤나 긴 시간을 기다려서 카페에 입장할 수 있었다. 외부에서 본 전경 중에서 왼쪽의 건물은 기념품 가게로 쓰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카페의 규모는 그리 큰 편이 아니다.

 

백발의 아저씨 혼자서 먹은 메뉴...

 

자리에 앉으니 메뉴를 가져다주는데, 엄청나게 고민이 된다. 쥬스도 먹고 싶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은데...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세트 메뉴. 망고 쥬스, 망고 아이스크림, 망고 푸딩, 생 망고. 모든 것을 세트로!!! 헌데 이거 백발의 아저씨 혼자서 먹어도 되는 걸까?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보지 않을까?

 

고민은 잠깐. 한 시간이나 기다렸다구! 먹고 싶은 걸 먹어야겠다구!!!

 

결론은 후/회/없/었/다!!

 

전망대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좋은 곳. 류구조 전망대(竜宮城展望台).

 

자, 이제 마지막으로 구리마섬에서 들를 곳이 있었다. 바로 류구조 전망대(竜宮城展望台 ). 한문을 읽으면 '용궁성' 전망대라는 뜻이다. 라쿠엔노카시츠 주차장 바로 뒤에 있는 곳이라 망고를 먹기 전후에 다녀오기에 좋은 곳이고 다들 그렇게 방문하는 것 같은데, 실제 방문해보니 카페와는 상관없이 꼭 와봐야 하는 곳이었다.

 

전망대 위에서 미야코섬과 구리마섬 사이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구리마 대교는 덤.

 

전망대가 그리 높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막상 올라가 보니 미야코섬과 구리마섬 사이를 관통하는 아름다운 바다가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멀리 구리마 대교가 함께 보이는 건 덤이다. 그사이 흐려진 날씨 아래에서도 '미야코 블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동영상으로도 사진으로도 최대한 이 기분을 남겨두고 싶었다.

 

성수기에는 날씨가 훨씬 좋아서 바다의 색도 좋았겠지만, 비수기에도 몇몇 관광객들이 보이는 걸 보면 성수기에는 사람에 치여서 사진도 마음껏 찍을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슬쩍해봤다.

 

마지막 날에 마음에 쏙 드는 '미야코 블루'를 보고 나니 더 이상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시간은 대략 오후 3시가 넘은 정도. 저녁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고 숙소에 돌아가서 뒹굴자니 경치가 아까웠다.

 

에잇! 바닷가 한 군데 더 가보자!

 

요나하마에하마 비치((与那覇前浜ビーチ). 하마(浜)가 해변이란 뜻인데 왜 비치(ビーチ)를 또 붙이는 건가...

 

그렇게 도착한 곳은 요나하마에하마 비치(与那覇前浜ビーチ ). 구글 지도에 '마에하마'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마에하마는 前浜만을 표기하는 거라서 뭔가 어색하다. 그래서 여기서는 요나하마에하마라고 표기했다. 요나하 앞의 해변. 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해수욕으로 유명한 곳인듯했다. 구리마섬에서 구리마 대교를 건너서 좌회전하면 바로 보이는 해변이다. 멀리 운전하기가 싫었다. -0- 그리고 검색해보니 유명한 곳이기도 했고,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다  건너편에 있는 해변이라는 것도 선택의 이유.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류구조 전망대에서 미야코섬 쪽으로 바다를 건너면 바로 이곳이다(사진을 잘 보면 전망대가 찍혀 있을 수도...).

 

조용이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한적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미야코 제도의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조용하고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곳이었다.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카페가 하나 있었다. 해변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있는 건 외로운 느낌이 든다. 사람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번잡함과 그 번잡함 덕분에 혼자 있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것도 좋았다.

 

떠나기 전날 아름다운 석양을 보여주었다.

 

미야코의 일정은 끝나가지만 훨씬 긴 여행의 시작이다 보니 체력을 관리할 필요도 있었다. 집을 떠나온 지 5일째. 슬슬 몸이 피곤하고 여행이 살짝 지겨워지는 시점이다. 긴 여행을 위해서는 여기서 지치면 안 된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보니 멋진 석양이 지고 있었다. 서쪽의 해변으로 가서 석양을 구경했어야 하는 건가? 하는 아쉬움이 생겼지만, 일단 숙소로 돌아가서 짐을 좀 정리해고 내려왔다.

 

오늘도 번화가 쪽에서는 도저히 식당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번화가로 나왔는데 어제와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많은 가게들이 단체 손님을 상대하는 건지 한 명을 받아주지 않는다. 실제로 예약이 가득 찬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은 뒷골목 쪽을 공략해보기로 했다. 인적이 드문 곳으로 발길을 옮기다가 발견한 가게! 느낌이 좋은 곳이다.

 

가게의 이름은 쇼카(しょか). 당시(2017년)에 방문했던 위치는 여기()인데 아무래도 검색을 해보니 이쪽()으로 이전을 한 것 같다. 2019년에 촬영한 구글 스트리트 뷰를 보면 예전의 자리는 다른 가게로 바뀐 것 같다.

 

왼쪽은 오늘의 추천 메뉴. 오른쪽은 미야코에서 맛볼 수 있는 야채와 생선들.

 

피곤한 건 둘째치고 배가 너무 고팠다. 입장하자마자 생맥주를 한 잔 마시면서 메뉴를 들여다보니, 아!! 좋은 선택이었다. 이곳은 오키나와의 전통 음식들을 먹을 수 있는 이자카야였다. 그리웠던 오키나와의 음식들!!!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엄청난 양의 안주를 주문했다.

 

일단(?) 주문한 음식들

 

가장 왼쪽에 보이는 생선은 쿠루쿤 튀김. 가운데에 보이는 녹색 알갱이는 우미부도. 쿠루쿤은 오키나와 쪽에서 많이 잡히는 열대의 생선인데, 살을 잘 발라서 튀겨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뼈까지 씹어먹을 수 있는 생선이지만 오늘은 자제했다. 우미부도는 바다의 포도라는 뜻인데, 오키나와 쪽에서 많이 나오는 해초다. 특별한 맛은 없지만 톡톡 터지는 알갱이의 느낌을 좋아한다.

 

뒤에 보이는 건 가오리 날개 말린 것을 쥐포처럼 구운 거다. 일본의 이자카야에서 매우 저렴한 안주로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다. 맨 오른쪽에 있는 건 참치 내장과 크림치즈 샐러드. 참치 내장의 꼬리한 비린내와 숙성된 크림치즈의 꼬리한 냄새가 어우러져서 폭발적인 감칠맛을 보여준다.

 

섬 야채 튀김에 가다랑어까지

 

사실 입이 짧은 편이라서 위의 사진에 있는 음식만으로도 충분히 배가 불렀는데... 너무 욕심을 냈다. 마지막으로 나온 음식은 '섬의 야채와 생선 모듬 튀김'. 오크라, 고야, 고구마 그리고 이름을 잘 모르겠는 야채를 튀겼는데 그 '이름 모르겠는 야채'가 엄청 맛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혹시 '섬 락교'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가다랑어를 김으로 말아서 튀긴 것도 함께. 시쿠와사를 뿌려서 소금에 찍어 먹으니... 아, 이 집 좋은 집이다. 추천할만한 집이다.

 

몸이 피곤한데 저녁을 너무 많이 먹었다. 배가 꽉 차 버려서 2차로 술을 더 마실수가 없는 지경이 됐다. 어쩔 수 없이 숙소로 돌아가 씻고, 내일부터의 일정을 위해 스케줄과 예약들을 확인했다. 그동안 촬영한 사진들도 정리했다. (숙소는 어제부터 1인실로 옮긴 상황이라서 매우 편안했다.)

 

이대로 미야코섬과 헤어지기엔 아쉬워서...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들었다가 눈을 떴더니 밤 12시. 이대로 미야코섬과 작별하기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별 고민 없이 다시 어제 들렀던 Bockly's 조끼()에 들렀다. 고주를 언더락으로 주문하고 안주로는 하몽. 어라? 하몽의 퀄리티가 꽤나 괜찮다. 손님이 별로 없던 터라 매니저와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었다.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내일은 후쿠오카다. 큐슈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본격적인 시작은 어쩌면 내일부터인 거다. 애초에 이 여행의 시작은 큐슈-시코쿠 일주였으니까. 싸게 나온 비행기 표가 있어서 미야코섬 5박 6일을 끼워 넣었던 것뿐이다.

 

미야코섬과 헤어지는 것이 아쉬웠지만 큐슈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 특별한 일정을 잡아두진 않았지만 후쿠오카 - 사세보 - 나가사키 - 구마모토 - 가고시마 - 미야자키 ... 시계 반대 방향으로 큐슈를 돌아볼 예정이다.

 

아, 오늘 너무 무리하면 안 되겠다. 내일은 두 번이나 비행기를 타야 하는 날이니까.

 

우연히 발견한 '양을 둘러싼 모험'. 이제 나의 모험이 시작된다는 뜻인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