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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야 3

13. 태풍 덕분에 기차를 세 번 타다.

시마바라 항에서 출항하는 배의 운행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다. 창밖으로 보는 시마바라의 풍경은 태풍이 왔다는 걸 느낄 수 없을 만큼 조용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역시 홈페이지 체크. 편도 한 시간이 걸리는 카페리와 편도 30분이 걸리는 쾌속선. 두 종류의 배가 있는데 아직은 모두 보류 중으로 결항이 결정되진 않았다. 창밖의 하늘을 보며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일단은 조식을 먹었다. 평소엔 아침을 거의 먹지 않는 편인데 배를 타기 전에 배를 채우기 위해서 호텔을 예약할 때 조식을 포함해두었었다. 간단하지만 정갈한 아침 식사. 식사를 마치고 방에 올라와서 다시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오늘 하루 모든 배가 결항이라는 소식이 업데이트되었다. 오후의 배라도 뜬다면 기다렸다가 배를 탔을 텐..

11. 한적한 느낌이 좋은 이사하야(諫早) 산책

나가사키에서 시간을 더 보내지 않고 이사하야로 빨리 이동하기로 마음먹은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어차피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도시를 하나라도 더 구경하고 싶었다. 그리고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안경다리가 하나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결과적으로 이사하야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혼묘강(本明川)과 그 주변으로 조성된 녹지들을 보며 걷는 것은 관광객이 많은 유명 도시의 정비된 산책로를 걷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간단하게 식사를 하기 위해서 검색했던 도라곤 식당(ドラゴン食堂). 아쉽게도 이날은 쥔장 사정으로 휴무란다. 정확한 해석은 '제멋대로지만(勝手ながら)' 정도가 되려나? 어쨌든 뭔가 사정이 있으니까 쉬겠지... 구글맵에 ..

10. 나가사키 역사 문화 박물관과 안경다리

오늘은 시마바라(島原)로 출발해야 하는 날이다. 숙소에서 짐을 챙겨 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가사키 역사 문화 박물관(長崎歴史文化博物館)을 찾았다. 박물관에는 코인로커가 준비되어 있어서 짐을 편하게 맡겨두고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다. 박물관 1층에는 커다란 료마의 동상이 서있었다.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인물로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위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나 드라마, 소설, 만화에도 엄청 등장하는 사람이다. 유명인이라서 그런지 그의 동상 아래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내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몰라도 나의 눈길을 끈 전시품은 부산에서 가져왔다는 한국의 도자기들이었다. 나가사키는 무역항이었고, 특히 부산과의 교역이 활발했던 곳이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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