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이런 저런

zzoos 2008. 12. 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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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퇴근길에 항상 iPod으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최신 가요들도 듣고, 가끔은 예전에 좋아하던 노래들도 듣고, 어떤 날은 재즈를 듣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메탈이 듣고 싶어 질 때도 있지요.

그러다가 요즘은 일본어 강좌를 듣고 있습니다. 무작정 따라하기류의 강좌를 들을 때도 있고,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 강좌를 들을 때도 있습니다. 한 번 듣고 다 알아 듣게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자꾸 듣다보면, 졸면서 듣다보면 하나씩, 또 하나씩 아는 단어나 표현이 늘어나게 되겠죠.

어쩌면 아주 먼 길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또 지름길을 놔두고 돌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발걸음을 내딛었다는 것이 스스로 대견합니다.

#2.
아마 3~4주 전인 것 같은데요. 청담동의 어떤 바에서 압상트(Absinte)를 마셔봤습니다. 스트레이트로 한 모금, 그리고 칵테일 한 모금. 75도의 독한 술인데, 엄청난 향 때문에 느껴지는 알콜은 훨씬 적긴 합니다. 하지만 쉽게 마실 술은 아니지요. 헌데, 이게 묘한 매력이 있더란 말이죠. 술에서 민트향이 나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 녀석은 말 그대로 묘한 향기입니다.

19세기 말 유럽에서 예술가들 사이에 인기가 있었던 술이라고 하는데, 빈센트 반 고흐, 톨루즈 로트렉, 오스카 와일드, 헤밍웨이 등의 많은 예술가들이 글, 그림으로 이 술을 찬미했다고 합니다. 압상트는 쑥의 일종(wormwood)을 재료로 쓰는데 거기에 트조(thujone)라는 성분이 있다고 하네요. 트조라는 성분은 뇌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으로 환각 및 중독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마약 비슷한 성분이란 얘기죠. 압상트를 마시고 환각 상태에서 난동을 부리는 일들이 잦아져 결국 압상트의 제조, 판매가 불법이 되었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트조 성분을 제거한 압상트가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답니다(스위스에서는 아직 트조 성분을 빼지 않은 것도 만들어 진다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식 수입이 금지된 술이에요.

겨우 두 모금 마셔본 술인데, 뜬금없이 생각이 나는 걸 보면 매력적인 술이긴 한가 봅니다. 혹시 제가 마신 술이 트조 성분을 제거하지 않은 거라 그새 중독된 거? 하하. 그렇진 않겠죠.

#3.
연말입니다. 뭐 일 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연말이죠. 특별한 거 있나요? 그저 평소처럼 지내면 되는 겁니다. 새털같이 많은 날들 중 하루 뿐인 걸요. 하하. 별일 없는 분들. 그렇게라도 위안하면서 지냅시다.

자꾸 잊게 되는데, 연말이라 특별한 것이 아니라 오늘은 항상 특별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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