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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이후 그의 작품은 빼놓지 않고 읽으려 노력했고, 실제로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그러고보면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 작가들 중에 마음에 드는 작가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1회 수상자인 은희경을 비롯해 전경린, 천명관 등. 게다가 김영하도 제 1회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문학동네에서 출간하는 소설들에 왠지모를 믿음을 가지게 된다. 말 그대로 왠지 모를 또는 근거 없는.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오랜만에 읽은 은희경의 소설집이었다. 요즘처럼 글이 잘 안 읽힐 때에는 역시 소설집이 좋다. 지하철에서 짧게 끊어 읽어도 호흡이 많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래서 선택했던 책이다. (이 책 다음으로 읽고 있는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 역시 소설집) 내 나름대로의 책읽는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소설집을 선택하는 편이지만, 이런 단편 소설집을 읽다보면 재미난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작가들도 호흡을 조절하고 있는 게 느껴진달까? 단편들로 글쓰는 호흡을 조절한 다음 장편 소설을 준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번 소설집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기존에는 대단히 현실적인 문체를 구사한다고 생각했던 작가의 세계가 어딘가 모르게 몽환적인 세계와 살짝 겹쳐지는 기분이다. 아니 그의 문체나 말투는 달라지지 않았는데, 묘사하는 세계가 그렇다고 해야될까? 충분히 현실에 있을법한 얘기들이 펼쳐지고 있는데, 어딘가 모르게 꿈속인 것 같은 느낌. 아마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그의 가장 최근 소설인 <그것은 꿈이었을까>를 읽으면 이런 느낌이 더 연장되어 있지 않을까?
(내가 그를 '그녀'로 부르지 않는 이유. 그건 공지영 같은 작가와 구분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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