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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 물고기 | 르 끌레지오 | 최수철 | 문학동네
가만히 돌이켜 생각해보면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들의 작품을 얼마나 읽었나? 싶다. 찬찬히 따져보면 읽어본 적이 거의 없는 듯. 아마 [눈먼 자들이 도시]가 최초이자 마지막 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이름을 쭉~ 훑어보면 내가 참으로 편협한 독서를 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그 이전에 독서량 자체도 별로 많지 않은 것도 문제). 엇, 다시 훑어보니 마르케스의 작품은 읽은 적이 있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2005년도에 마르케스의 신작이 출간되서 냉큼 사서 읽었던 책. 아마 이런저런 단편집/모음집에서 그들의 단편을 읽었을 수는 있겠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으니까 저 두 권 정도가 내가 읽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소설인듯.
거기에 하나 추가될 소설이 이번에 읽은 [황금 물고기]다. 바로 작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르 끌레지오의 소설. 감수성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도 있다. 1인칭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사건과 적당히 떨어져 있는 듯한 거리감(아니 오히려 1인칭 시점이기에 그런 것일수도). 전체적으로 편안하게(결코 내용은 편안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읽은 소설. 그 동안 프랑스 작가의 소설들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번 소설은 마음에 들었다. 혹시 최수철 작가가 번역을 해서 그런 것일까?(그의 소설은 단편 하나 밖에 읽지 못했다)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른채 남의 손에서 길러지고, 스스로 자란 흑인 소녀의 성장기. 모험이라고 하는 것 보다 역자의 말처럼 '표류'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그녀의 인생. 항상 외롭고, 불안한 현대인의 모습은 혹시 소녀처럼 자신이 뿌리를 모르기 때문은 아닐지.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미지의 먼 바다로 그리고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 상류로 헤엄치는 황금 물고기는 작은 흑인 소녀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와~ 열라 상투적인 글의 마무리 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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