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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 가족 | 천명관 | 문학동네
세 번째 책이고, 두 번째 장편이다. 아니 그가 발표한 것 말고 내가 읽은 것. 맨 먼저 단편집인 [유쾌한 하녀 마리사]를 읽었고, 장편 [고래]는 2008년 내가 읽은 최고의 소설 두 권 중 한 권이었다. 그리고 그의 신간 발표 소식을 듣고 바로 주문했던 [고령화 가족]. 아주 큰 기대를 가지고 책장을 펼쳤다.
평균 나이 49세. 이쯤되면 고령화 가족 맞다. 나이 처먹을 대로 처먹고 다시 칠순이 넘은 어머니의 집에 모인 가족들. 동네 사람들이 수근댈 수밖에 없는, 뭔가 비정상적인 사람들. 그리고 밝혀지는 그들의 과거 그리고 새로운 사건들. 뭐랄까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분명히 우리 가족의 얘기와는 전혀 다른 얘긴데, 나의 얘기와는 전혀 다른 얘긴데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그저 맘 편하게 지나쳐지지 않았다. 마치 모두 내 얘기인 듯 했다. 어딘가를 찌르는 듯 했다.
분명히 천명관은 뛰어난 이야기꾼이다. 기름기 쏙 빼내고 담백하고 박진감 넘치게 플롯을 이어나간다. 그것도 매우 영화처럼. 그래서 읽기가 쉽다. [고래]는 '잘' 이야기했다면 [고령화 가족]은 '무엇을' 이야기할 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 같다. 과연 다음 번엔 '어떤' 얘기를 '어떻게' 얘기해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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