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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송병선 | 문학동네
201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페루의 국민작가(확인해본 바는 없음;), 마리오 바르갓 요사의 작품. 내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선 내가 읽은 최초의 페루 소설이다. 이 책 외에도 <새엄마 찬양>도 사서 쟁여 둔 상태. 읽기 시작한 것이 12월 초였으니 자그마치 한 달하고도 보름 이상을 읽은, 엄청 오래 걸린 책이다. 작년 마지막 소설이 될 줄 알았더니, 올해의 첫 소설이 되고 말았다.
읽는 데 오래 걸린 이유를 굳이 생각해보자면 연말, 연초의 수많은 약속들이 가장 큰 원인이 될 수도 있었겠으나, 사실 그걸 핑계로 하기에는 소설 자체의 화법에 적응하지 못한 문제가 더 컸다. 결코 쉬운 구성이 아니다. 시공을 무시하고 나열되는 대화들 덕분에 큰 따옴표가 열리고 닫힐 때마다 이 대화가 어디에서 누구와 벌어진 대화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장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서사 방식(대화 - 보고서 - 뉴스 등) 덕분에 익숙해질만 하면 다른 서사 방식에 부딪힌다.
아, 물론 위에 나열한 소설 자체의 화법이나 장마다 바뀌는 서사 방식은 오히려 다채로움과 신선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걸 항상 짧은 시간 동안 지하철에서 읽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지.
군의 지시로 국경 아마존강 유역에 병사들의 성욕 해소를 위해 특별봉사대를 구성하고 운영하게 된 판탈레온 대위. 모든 활동 내역과 군대의 조직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비밀리에 처리해야 하는 특수 임무다. 하지만 결국 주위에 소문이 퍼지고, 특별봉사대는 판티랜드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소설은 판티랜드의 탄생과 흥망성쇠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인 판토하 대위(판탈레온 대위의 애칭)가 변해가는 모습을 얘기한다. 블랙코미디가 분명한 이 소설은 그 동안 읽었던, 비슷한 또래의 남미 작가들의 소설과는 조금 다른 모습(마술적 리얼리즘과는 느낌이 다르다!)을 보여주는데, 오히려 사회적, 정치적 현실과 매우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는 느낌이다(그쪽 나라의 사회, 정치적 현실을 모르니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 작가 스스로가 페루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던 점을 미루어 볼 때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도 있을 듯.
어딘지 모르게 무거웠던 느낌 때문에 다음 소설은 최대한 가벼운 것으로 골라 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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