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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이상문학상 수상집 - 사랑을 믿다

zzoos 2008. 5. 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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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이상문학상 작품집
문학사상사

권여선 | 사랑을 믿다
정영문 | 목신의 어떤 오후
하성란 | 그 여름의 수사
김종광 | 서열 정하기 국민투표 - 율려, 낙서공화국 1
윤성희 | 어쩌면
천운영 | 내가 데려다줄게
박형서 | 정류장
박민규 | 낮잠

안 샀다면 후회했을 책. 안 읽었다면 후회했을 책. 2008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참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록된 작품 하나하나가 명작들이다. '목신의 어떤 오후'는 이해하기 힘든 이국의 풍경화처럼 느껴져서 솔직히 감흥이 오진 않았다. 제목에서부터 목신(神)이라는 어색한 번역투를 쓴 것을 보면 아마도 그런 느낌은 작가의 의도였다고 생각이 든다. 나머지는 하나같이 수작들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박민규의 '낮잠'. 그가 이런 소설도 쓸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에 많이 놀랐다. 지하철에 가만히 서서 책을 읽다가 눈물을 떨굴뻔했다. 어쩌면 내 아버지의 모습을 그의 글에서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재기발랄하고 발칙한 문장과 상상력으로만 글을 쓰는 줄 알았던 그의 이런 변신에 어떤 심사위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서 대상작으로 뽑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작품집에서 나에게는 '낮잠'이 가장 훌륭했던 글.

그 외에 점찍은 작가는 김종광. '율려공화국'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현실을 풍자하는 방식이 자칫 진부할 수 있지만 매우 재치있고 경쾌하다. 그의 소설은 이미 몇 권 출간되어 있는 것 같은데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윤성희의 '어쩌면'도 재밌는 설정(수학 여행에서 교통사고로 죽어버린 4명의 소년 유령에 대한 얘기)이긴 했지만 단편이라는 형식 안에서 보여줘야 할 것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긴하다. 하성란의 '그 여름의 수사'도 멋진 글이었다. 기본 요금으로 전보를 보내기 위해 10자로 내용을 정리하는 버릇이 있는 소녀의 눈으로 바라본 할머니의 장례식.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 그 외에도 모두 마음에 드는 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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