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이었죠. 벌써 한 달이나 지났네요. 제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는 벌써 유명한 얘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시간 맞는 사람들과 함께 토/일요일을 이용해 1박 2일로 제가 그렇게 입이 닳도록 칭찬했던 굴업도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시작은 미약하였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 네, 바로 저희의 여행이 그랬습니다. 출발하면서 이 여행이 이렇게 찬란한 여행이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럼 슬슬 얘기를 꺼내볼까요. 아마도 사진과 함께하는 여행 얘기가 4편 정도. 동영상 편집이 잘 되주면 외전으로 한 편 더. 그리고 마지막으로 굴업도 여행 정보를 소개하는 글까지 올라가면 대략 5~6편 정도의 글이 올라가겠네요. 일단 오늘의 목표는 사진과 함께하는 여행 얘기를 모두 올리는 겁니다.
꽤 이른 시간에 모였습니다. 출발 인원은 아로아스, zzoos, 죄인, 소나도르, 쭈현 5명. 제가 우겨서(제가 제일 늦잠 자기 때문에) 저의 집 앞에서 모두 모였습니다. 모인 차량은 2대. 네비게이션이 달린 아로아스 형의 차가 선두에 섭니다. 목적지는 일단 인천 연안 부두. 연안 여객 터미널이 정식 명칭이죠. 7시가 조금 되기 전에 출발했습니다. 다들 무지 부지런하게 움직였죠.
일찍부터 서두른 덕분에 연안부두에 매우 여유롭게 도착했습니다. 부두 주차장보다 조금 싼 곳에 주차도 해놓고, 예약했던 표도 찾고, 아침도 해결하고 배를 기다립니다. 우리가 타야하는 배는 9:30 인천발 덕적행 코리아 익스프레스. 고속 훼리호입니다.
이렇게 생긴 배예요. 강호동의 1박 2일에서 비슷한 배를 보신 적 있죠? 아마 가거도 들어가는 배와 비슷하게 생긴 걸 거예요.
요런 매점도 배 안에 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담배도 한 대 태웁니다. 저 아저씨는 모르는 분이예요. 배에서 담배 태우는 맛. 캬. 뱃전에서 담배태워 봤어요? 안태워 봤으면 말을 마세요. 엄청 맛있어요.
연안부두에는 배들이 쭉~ 정박해 있습니다. 출항을 기다리고 있는 거겠죠. 아, 사진을 잘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이날 날씨가 매우 흐렸습니다. 그래서 '멋진' 사진들은 별로 없어요. 다 우중충합니다;;;
이건 또 다른 쪽의 연안부두 모습. 저는 개인적으로 기차역보다 부두의 모습이 더 마음에 들어요.
드디어 배는 출발하고 아침부터 서둘러서 피곤한 일행들은 곯아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덕적도에 도착. 앞에 보이는 배가 우리가 탔던 코리아 익스프레스.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탑니다. 덕적도는 확실히 유동인구가 많은 큰 섬이예요. 연안부두에서 약 1시간 남짓이면 도착합니다. 지도를 살펴보면 꽤 먼 섬이지만 '고속' 훼리란 참 좋군요..
굴업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배 내렸던 바로 그 곳에서 조금 기다렸다가 '해양호'를 타야합니다. 연안부두에서 단번에 들어가는 배가 없어요. 덕적도 선착장 부근에 아주머니들이 나오셔서 해산물을 늘어놓으셨습니다. 딱 봐도 신선한 녀석들.
빨간 차가 한 대 달려오길래 봤더니 우편 배달 차량입니다. 그렇네요. 섬에도 편지는 보내야죠. 저렇게 여객선으로 우편물도 운반하는 거군요.
짐을 쌓아놓고 기다립니다. 저 멀리 해양호가 보이긴 했지만 아직 출항 시간이 되지 않아서 이쪽 선착장으로 넘어오지 않더군요. 약 30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아요.
이번 여행에서 갈매기를 참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들게 찍힌 건 하나도 없네요. 반응시간 느린 똑딱이로 찍는 다는 게 좀 무리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엄청난 후보정을 거친 사진 한 장. 그나마 날개는 잘렸어요;
글의 맨 앞에 올렸던 이 사진은 덕적도 선착장에 들어온 고깃배예요. 고기 잡으러 나갔다가 들어오시는 길이었어요. 자연산 생선들을 그 자리에서 바로 팔기도 하시더군요. 바닷가의 이런 모습들이 참 좋습니다.
바로 그 고깃배에서 바로 좌판을 벌였던 생선들. 아주 다양한 생선을 많이 잡으셨더라고요.
수박에 붙어있던 가격표 떼어다가 셀카 한 장. 네. 전 만이천 원짜리 인간입니다. 찬조 출연은 제 동생의 손.
단체 사진 한 장 찍자고 했습니다. 아마 제가 가져간, 엄청나게 무거운 맨프로토 트라이포드를 유일하게 썼던 샷이 아닐런지. 그럴거면 뭐하러 가져갔니;;; 좌로부터 아로아스, zzoos, 소나도르, 쭈현, 죄인. 그 뒤는 모르는 사람들의 뒷모습.
드디어 해양호에 탑승. 해양호 뱃전에 쌓인 짐들입니다. 승객들의 짐도 있지만 아까 덕적도에 우편 차량이 실어갔던 것처럼 각 섬들에 보내는 우편물들도 있습니다.
해양호는 덕적도를 출발해 문갑도, 굴업도, 백아도, 지도, 울도를 거쳐 다시 문갑도를 들렀다가 덕적도로 돌아오는 순환선입니다.
헌데 물때에 따라서 울도의 선착장이 물에 잠기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가끔(이라고 합니다) 역순으로 순환하기도 하는데요.
그게 정말 '가끔'인지 의문이 생기는 이유가... 저는 갈 때마다 역순이었거든요;; 이번에도 배를 타자마자 선장님께
물어봤습니다. 굴업부터 가나요? 아니 오늘은 굴업 마지막이여~ 에휴. 오늘도 3시간 반 코스구나. 굴업을 먼저 들르면 한 시간이면 들어갑니다. 물때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여행 계획을 짠다면 배타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3시간 30분 걸리는 역코스가 나쁘냐고 물어보신다면 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면 그 코스는 엄청나게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비가 내리면 빗속을 뚫고 3시간 30분이란 얘기죠. 좀 걱정도 되지만...
매우 색다르고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어요. 아마 일행들은 좀 힘들었겠지만, 저는 그런 풍경을 볼 수 있었던 것도 또다른 행운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정말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