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의 밤입니다. 정해진 일정은 모두 끝났어요. 하지만 다섯시면 깜깜한 거리, 깜깜해지면 갑자기 어디론가 모든 사람들이 사라지는 거리.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가게를 찾기가 어려운 거리. 그곳을 헤매면서 술 한잔 할 곳을 찾습니다.
홋카이도로 열차 여행 가자~! #7 - 톡톡 터지던 그맛. 카니 사시미.
이미 깜깜해진지 한참된 거리. 시간은 이미 아홉 시가 훌쩍 넘어 열 시가 가까운 시각. 술 한잔을 해야하는데, 도무지 마땅한 집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찾아 들어간 곳은 위의 가게입니다. 하코다테 역에서 시장을 지나 국제 호텔로 가는 길가에 있는 집. 위 사진은 다 먹고 나오면서 찍은 것이긴 합니다만.
입구에는 이렇게 수조 같은 것들이 있더군요.
다양한 메뉴가 가능한 것 같았습니다. 사진에 살짝 잡힌 주방장님은 영어는 잘 못하셨지만 우리와 뭔가 대화를 자꾸 하려고 하시던 분. 재밌는 분이셨어요. 사진에 잡히지 않은 주방장님은 영어를 좀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두 분 모두 한국말을 아주 조금식 하시더라고요. 그 짧은 영어와 일어로 정말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드라마에 대한 얘기도 하고, 생선들에 대한 얘기도 하고, 하코다테에 대한 얘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주방장님이 '한국 사람들은 술마시러 와서 게임을 하더라'라고 하시길래 '혹시 3/6/9 뭐 이런 숫자가 나오는 게임이 아니었냐?'고 했더니 맞다고 하셔서 제가 게임 룰을 간단하게 알려 드렸습니다. 참고로 이 모든 대화가 오로지 일본어로만 오고 갔습니다.
네, 겨우 이틀만에 저의 일어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던 것이었을까요!!!
일단 저는 사케 한 병. 신기한 건 사케 레이블에 가게 이름이 직접 인쇄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카니 사시미 작은 걸 하나 주문. 몸통 부분은 구워 달라고 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해주시더군요.
입에서 톡톡 터지는 신선한 바다의 식감. 아~ 정말 좋았어요. 술이 막 넘어가요.
몸통 쪽은 이렇게 구웠습니다. 내장쪽은 떠먹기 좋게 요리해 주셨더라고요. 어느 한 부분 맛없는 데가 없는 게!
아, 사진 보니까 또 먹고 싶네요. 그러고보니 어제도 대게를 먹었구나.
알까지 꽉차게 밴 녀석. 내장을 떠 먹으면 아우 그냥. 츄릅.
술을 계속 먹다보니 배는 부른데 안주가 좀 부족한 상황입니다. 짧은 일어로 주문을 했습니다. 모듬회 작은 걸로 달라고요. 정확하게 알아 들으셨더군요.
두툼하게 썰어서 먹기 좋았던 사시미들. 술이 한참 들어가고 있는데 결국 영업 시간의 압박에 일어나야 했습니다. 선물로 하코다테의 야경이 인쇄된 달력을 하나 주시더군요. 뭐 2007년도의 달력이라 달력으로의 의미는 없지만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관광 안내 팜플렛도 주셨어요. 역시 주방장님들과는 자꾸 대화를 해야됩니다. 하하하.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 결국 편의점으로 향했습니다. 맥주 종류가 엄청 많네요.
헌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홋카이도에서만 파는 특산 맥주는 못 찾겠더라고요.
안주와 과자들. 편의점 풍경도 괜히 새롭습니다.
과자.과자.과자.
편의점에서 만화 잡지도 엄청나게 팔고 있더라고요.
이런 잡지들도. 이런거 사서 가지고 들어오다가 공항에서 창피 당한다는 말을 여러 번 들어봐서 절대로 사려는 마음을 먹지 않았습니다. 흠흠.
계산하고 나니까 뭔가 행사를 하나봅니다. 뽑으랍니다. 3번 뽑을 수 있다더군요. 뽑긴 3번 뽑았는데, 뭔가 특별한 상품을 받은 건 없는 걸로 봐서 다 꽝이었나 봅니다. 여기에 가서 응모하라는 번호 같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가보니 해당 이벤트는 없네요. 뭔가 만화 잡지 50주년 기념 행사 같았는데 말이죠.
구입한 맥주들을 쭉~ 세워놓고 한 컷. 이 중에서 제가 마신 게 아마 1~2캔 정도일 거예요. 뭘 마셨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리고 안주로 먹은 과자들. 특이한 것들이 좀 있었어요.
맥주를 다 마시고, 이젠 취침. 하코다테 국제 호텔의 방. 침대가 2개. 창밖의 경치는 끝장. 이렇게 둘째 날이 저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