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요즘 TV 프로들 참 재미없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딜 틀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재미난 프로가 많았는데. 난데없이 사극을 연장 방영하지를 않나(전 희안하게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사극이면 다 싫습니다;), 방영하는 드라마마다 누가 더 막장인지 내기하는 것 같고, 예능 프로들도 비슷비슷한 포맷으로 서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데다가 더 이상의 신인 발굴이 어려운 건지 '화려한 귀환' 어쩌고 하면서 솔직히 한물간 아저씨 아줌마들이 화면 가득 나오고 있습니다.
하아. 정말이지 볼 프로가 없지요.
그중에서 돋보이는 프로가 있으니. <거침없이 하이킥>에 이은 <지붕뚫고 하이킥>입니다. <거침없이...>도 재밌더니만 후속작 역시 멋집니다. 역시나 확실한 캐릭터 부여. 좀 오바스러운 면이 없지는 않지만 '시트콤이니까'하고 인정하고 넘어갑니다. 뭐랄까 알게 모르게 블랙 코미디 같은 요소도 가끔 섞이는 것 같기도 한데요. 그런 면에서 <거침없이...>에 비해서는 조금 어둡거나 무거운 터치가 살짝 느껴지기는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더 깔끔해 진 것 같아서 좋아요. <연애시대>에서 오윤아의 딸 은솔로 나왔던 '해리'는 쳐다보고만 있어도 그냥 웃음이 나는 독특한 캐릭터예요. ㅋㅎㅎㅎ
본방 사수는 못하고 있지만 가장 열심히 챙겨보는 예능은 <천하무적 야구단>입니다. 성장형 리얼 버라이어티니 뭐니 분석하는 듯한 설명은 때려치우고, 솔직히 멤버들이 별로 마음에 안듭니다. 특히나 김창렬, 임창정은 예능에 나오면 바로 채널을 돌리게 만드는 인물들이에요. 진짜로 절대 화면에서 보고 싶지 않은 비호감 연예인들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를 본다는 것은 그만큼 재밌다는 거죠.
사실 드라마나 영화, 책 같은 거 보면서 잘 우는 편입니다. 슬퍼서 울고, 기뻐서 울고, 감동해서 울고 뭐 그러는데요. 최근 <천하무적...>을 볼 때마다 웁니다. 최근 두 번은 전부 동호 때문에. 이길까 질까 두근두근거리는데 동호가 깔끔하게 수비 마무리! 특히나 지난 토요일 방영분(2009.10.31 토요일)에서 동호의 마무리 수비는 정말 깔끔하지 않았나요? 그 앞 주의 플라이볼 캐치보다 더 멋진 수비였지요.
그냥 연예인들 모아놓고 야구하는데 왜 특별한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 안에 열정이 보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 열정이 시청자들에게 가서 닿으면서 감동으로 변하는 거겠지요.
절대로 서포터즈 때문에 감동받거나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참고로 위의 처자는 자그마치 저랑 띠동갑(!)인 티아라의 소연. 최근 가장 관심가지고 보는 언니(??)입니다.
그나저나 각종 드라마들을 엄청 까는 발언을 위에 해놨지만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가 하나 있긴 합니다. SBS의 주말 특집극인 <그대 웃어요>. 솔직히 다른 사람들 다 별로고 스토리도 그저그렇고, 제가 원래 가족 드라마 별로 안 좋아하는데요. 오로지 정경호하고 이민정이 귀여워서 봅니다. 남자가 봐도 귀엽네요. 특히 츄리닝 입고 종종 걸음으로 뛰어가는 뒷모습. 이민정은 입 삐죽 거리면서 삐져 있는 표정이 귀엽습니다. 솔직하게 감정 표현하는 것도 그렇고.
여하간 요즘은 이런 프로들 보면서 삽니다. 일본 드라마도 거의 못 보고요. 영화도 거의 못 보고요. 그저 출퇴근할 때 책 읽는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