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추억돋네

폴더 뒤적거리다가 뜬금없이 옛날 사진들 보면서 추억 돋았다. 사진을 찍어두면 이럴 때 좋은 듯. 괜히 뒤적 거리면서 추억 돋을 수 있어서. 아래의 사진들은 아마도, 대략, 2004년 정도의 사진들. 아! 한 장은 좀 많이 오래된 사진.

지금은 어디에서 잘 살고 있으려나... 레이지. Lazy라고들 놀렸지만 Reizy였다구.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의 남자 주인공 시라토리 레이지(白鳥レイジ)에서 따온 이름이었는데, 나중에 암컷인 것을 알고 깜짝 놀랐던. 코리안 숏헤어(라고 쓰고 토속 길고양이라고 읽는다)였지만 나름 날렵한 미묘였다. 성질이 드러워서 문제였지.

레이지와 함께 살던 시절, 아마도 크리스마스 파티였던 것 같은데. 애들이 퐁듀 먹고 싶다 그래서 준비한 음식이 무려 퐁듀(읭?). 뭔가 이상한 남비에 허연멀건한 것이 들어있는 저것이 바로 치즈. 나름 제대로된 레시피였다. 도구들이 좀 땜빵스러워서 그렇지. 사진에 보이는 상 위의 모든 음식을 혼자 직접 준비했었다는 전설.

사실 난 요리 같은 거 잘 할 줄 모르는데, 그래도 저 시절엔 해먹는 경우가 많았다. 메뉴는 가장 쉬운 볶음밥. 혼자 집에서 뒹굴거리면서 밥 해먹는 게 유일한 낙이었는지, 사진도 몇 장 있더라. 지금보니 후라이를 정말 잘 부쳤구나! 그러고보니 크리스마스 당일, 집에서 혼자 만들어 먹었던 떡볶이 사진은 어디갔지?

푸하하. 옛날 사진 폴더 뒤지다보니 이런 사진도 발견. 초상권이나 뭐 그런 거 없다. 아, 정말 추억돋는 사진. 4학년 졸업작품을 같이 했던 우리반 동기/선배/후배들. 아마도 광준이 생일 파티였지 않나 싶다. 이 사진 보려고 그랬나? 어제 꿈에 재형이가 보이더라. 위의 사진에 잘 찾아보면 나도 있다. 정말이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