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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 슬럼버 | 이사카 코타로 | 김소영 |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을 읽으면서 떠오른 소설이 있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의 몸값>. 거대한 권력과 작은 개인의 싸움 같은 것. 평범한 개인이 갑작스럽게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 뭐 그런 부분들이 좀 닮아있을 것 같았달까.
하지만 분명히 다르다. 이 소설에는 <올림픽의 몸값>같은 진중함은 없다. 그렇다고 유머러스한 가벼움이 가득한 것도 아니다.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의 운명을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를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과거 이야기가 함께 그려지기 때문에 마냥 무겁거니 진지할 시간이 없다.
사건 속으로 독자를 끌고 들어가는 방법도 탁월하다. 1부와 2부에서는 사건의 시작과 그것을 바라보는 주변인들에 대한 얘기를 살짝 풀어놓고, 3부에서는 사건이 일어난 20년 뒤의 얘기를 건조하게 나열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4부에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당연하게 1~3부는 짧다). 그리고 마지막 5부에서는 사건 발생 3개월 뒤에 벌어진 얘기들을 잔잔하게 말해준다.
권미에 오스왈드 사건을 소재로 썼다고 밝히고 있는 이 소설은 거대 권력의 힘이라던가 그 뒤에 숨어 있는 무서움 등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라기 보다는 짊어지기 힘든 운명을 맞닥뜨린 한 남자(와 그 주변인들)의 모험담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아졌는데, 결론적으로 추천할만한 소설이다.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 중의 한 명인) 다케우치 유코가 주연을 맡은 영화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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