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2주 전이군요. 이제 벚꽃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던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나름 바지런히 준비하고 나섰는데도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네요. 날씨도 화창했던 터라 어딜가도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그나마 덜 붐빌 것 같은, 그리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국민학교 다닐 때에는 가본 적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국립현충원을 목적지로 잡고 길을 나섰습니다.
새로 산 신발을 신고, 집이 종점인 관계로 텅텅 빈 지하철을 타고 출발했죠. 혼자서 오랜만에 카메라도 만지작 거리면서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눈누난나. 집에서 나서는 것은 귀차니즘이라는 큰 적을 이겨야 하는 일이라 참 어렵지만 막상 나선 다음에는 아주 즐거운 일입니다.
그리 멀지 않더라고요. 국립묘지라는 현판이 보이네요. 헌데,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무참히 깨고 사람이 엄청 많더군요. 가판 상인들도 무지하게 많았어요. 역시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그들이 언제나 나타납니다.
차도 많고, 사람도 많은데 다행히 벚꽃도 엄청 많더군요. 나름 숨겨진(???) 벚꽃 명소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하지만 커플도 많았습니다. 아, 이런, 난 혼자 왔는데. 아니, 같이 올 사람조차도 없었지만...
그래도 저의 목적은 벚꽃 그리고 산책이었기에 크게 상관하지 않았습니다(정말?). 벚꽃은 정말 말그대로 흐/드/러/지/게 피었더군요.
별로 사진 셀렉팅 안 하고 막 올리렵니다. 벚꽃도 흐드러졌으니 사진도 흐드러지게 올려보지요 뭐. 어떻습니까 제 블로그고 제 맘인데요.
최대한 사람들을 피해 이동하려고 동선을 잡아봤습니다. 하지만 이 사진 바로 아래쪽에는 사람들이 드글드글. 사람들 피해서 구도 잡으려니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벚꽃은 참 예쁘게 피었습니다.
고개를 내리면 사람들이지만, 고개를 들면 청명한 하늘과 새하얀 벚꽃.
어느 가지 하나 채우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퐁~ 퐁~ 퐁~ 퐁~
사람들이 별로 없는 길을 선택했는데도, 역시나 커플들. 그렇지만 뭐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가족끼리 온 분들도 참 많더군요. 이쪽 길은 산 위로 올라가는 길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꽃도 그리 많진 않았어요. 하지만 산책을 위해 선택한 길.
국립현충원은 확실히 국립묘지입니다. 묘지. 순국선열(제 블로그에 이런 단어가 적힐줄은 몰랐네요)들의 묘비가 묵묵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괜히 숙연해지더라고요.
묘비와 개나리, 그리고 가족. 또 그걸 찍고 있는 나.
현충원 곳곳에는 말 그대로 돗자리를 펴고 앉을만한 곳이 여기저기 많았습니다. 꽤 많은 분들이 자리를 선점하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리는 많이 남아 있었어요. 도시락, 돗자리 뭐 그런 것이 괜히 아쉬워 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