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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일요일들 | 은희경 | 달
은희경 작가를 좋아하기 시작한 건 <새의 선물>부터다. 군에 있을 때, 정훈실에 있던 책장.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모를 책들 사이에 그 소설이 있었다. 마침 시간이 아주 많을 때였고(군생활이 좀 많이 널널했다), 뭔가를 읽고 싶었고, 그 책을 집어 들었다. 소설이 재미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하게 시간이 많았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 이후 연속해서 읽은(같은 책장에 꽂혀있던) 이상 문학상 수상집들이 재미있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 이후 다시 책읽기 아니 정확하게 소설읽기에 빠져들었다.
뭔가 '시작 지점'이라는 이유도 없진 않았겠지만, <새의 선물>이 너무 좋은 느낌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매번 사서 읽었고, '좋아하는 작가'라는 호칭(?)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첫 산문집. 그의 말을 빌리면 '나라는 개인이 노출되는 게 자신없어 산문쓰기를 피해왔다'고 하는데, 이번에 <소년을 위로해줘>를 연재하면서 적은 후일담 메일(?)과 트위터에 적었던 감상들을 모아 산문집을 '드디어' 냈다.
읽고 난 느낌을 제대로 적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지만... 그 동안은 소설가 은희경을 읽었다면, 이번엔 여자사람 은희경을 읽은 것 같은 느낌. 섬세하고, 낯을 가리지만, 알고보면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이랄까.
말랑말랑하고 푹신해져서 좋았다. 스스로 좀더 습기를 품을 수 있게 된 것 같은 기분. 어쩌면 이번 여행을 출발하는 용기(?)를 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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