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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을 위하여 | 미나토 가나에 | 김난주 | 재인
<고백> 이후에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을 챙겨보게 된다. 그 소설은 당시 읽었던 어떤 소설들 보다도 대단한 소설이었으니까. 심지어 영화마저도 대단해서(소설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뇌리에 딱 박혀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후의 소설들은 딱히 마음에 드는 것들이 없었다. 문체나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고백>이 대단했던 건 그런 쪽이 아니었으니까.
이번 소설은 바로 그런 점에서 <고백>과 닮아있다. 사건을 미리 알려주고, 각 사건에 대한 등장인물의 상황을 차례차례 알려준다. 치밀하게 짜여진 소설. 오랜만에 두근두근하며 글을 읽어나갔다. 대기업의 주목 받는 간부와 젊은 부인이 살해당한다. 그리고 현장에 있던 네 명의 남녀(공교롭게도 모두 이니셜이 N이다). 그중의 한 명이 범인으로 지목되고, 재판을 통해 형을 살게 된다. 그리고 10년 후... 네 명의 남녀는 사건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한다.
작가가 직접 밝혔듯 <N을 위하여>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읽고난 뒤의 느낌은, 대단히 불쾌하고 찝찝한 느낌. 치밀함과 빠른 전개 등 분명히 재밌는 소설인데, 읽고 나면 개운치 않다. 그러고보면 <고백>을 읽은 뒤에도 그랬다. 이번보다 훨씬 더 강렬한 거부감. 당시에도 그렇게 적었지만, 아마도 작가는 나와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다른가보다.
어쨌거나 분명히 재밌는 소설이다. 하지만 <고백>을 기대하진 말자. 거기에 비하면 좀 모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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