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zoo's litter box

초보의 자동차 전국일주 : 35일 차 - 제주의 마지막 밤. 엄마손 횟집. 본문

Travel, Places/2017 초보의 자동차 전국 일주

초보의 자동차 전국일주 : 35일 차 - 제주의 마지막 밤. 엄마손 횟집.

zzoos 2019.01.03 12:54


전날 신나서 새벽까지 달리느라 수고를 했으니 당연히 오전 시간은 날아갈 수밖에 없었다. 게으르고 여유로운 여행자에게 '오전 시간'보다는 푹 자고 일어난 뒤의 '좋은 컨디션'이 훨씬 중요했다. 오랜만에 느지막이 일어나 컨디션을 회복하고 어젯밤의 해장을 위해 두 명의 멤버들을 대원가()에서 만났다.


Apple | iPhone 6 Plus | 1/15sec | F/2.2 | 0.00 EV | ISO-80 | 2017:07:16 12:24:06


이곳으로 우리를 인도한 멤버가 주문을 마치고 나서 식탁에 등장한 것은 엄청난 크기의 활전복해물탕. 우리의 인원수는 세 명이고, 어제 술을 잔뜩 마셔서 속도 그리 좋지 않고, 지금은 점심시간일 뿐이라고 이건 너무 거한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가관이다.


"우리 이제 늙어서 몸보신하면서 마셔야 돼. 이 정도는 먹어야 오늘 돌아다닐 기력이 생길껄?"


그랬다. 우리를 걱정해서 주문한 메뉴였다. 그리고 딱히 반박할 수 있는 부분도 없었다. 솔직히 나는 속이 부대껴서 국물만 좀 떠먹고 말았지만 다른 두 명의 멤버는 저 커다란 해물탕을 뚝딱 해치우더라.



분명한 건 엄청나게 신선한 해물탕이긴 했다는 사실이다. 오죽하면 동영상으로 그 신선함을 남겨두고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Apple | iPhone 6 Plus | 1/950sec | F/2.2 | 0.00 EV | ISO-32 | 2017:07:16 13:31:24Apple | iPhone 6 Plus | 1/120sec | F/2.2 | 0.00 EV | ISO-32 | 2017:07:16 14:07:16

해장 겸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탑동 방면으로 이동해서 어제도 방문했던 cafe azure()를 찾았다. 시원한 팥빙수를 먹으며 정신을 좀 차려보려 했지만 다들 아직 체력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는지 한 명씩 졸기 시작했다.


결국 각자 숙소로 돌아가서 낮잠을 좀 자고 저녁을 먹으러 다시 모이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


Apple | iPhone 6 Plus | 1/5700sec | F/2.2 | 0.00 EV | ISO-32 | 2017:07:16 14:39:37


Apple | iPhone 6 Plus | 1/12800sec | F/2.2 | 0.00 EV | ISO-32 | 2017:07:16 14:39:41


Apple | iPhone 6 Plus | 1/2800sec | F/2.2 | 0.00 EV | ISO-32 | 2017:07:16 16:59:35


Apple | iPhone 6 Plus | 1/3600sec | F/2.2 | 0.00 EV | ISO-32 | 2017:07:16 15:17:54


숙소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이 너무 맑고 예쁘더라. 이제 내일이면 제주도를 떠나는데, 역시 떠나기 직전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건가? 제주에 2주가 넘도록 거의 3주가 다 되는 기간을 머무르면서 이렇게 화창한 날씨에 드라이브를 했던 적이 있었던가? 아쉬운 마음에 구름이 움직이는 걸 동영상으로 남겨놨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 다시 찾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니 훨씬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러고 보면 여행을 하면서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니 모든 걸 다 보고 가야겠어!'라는 다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오히려 '와, 여기 너무 좋은데? 다음에 꼭! 다시 오려면 일부러 적게 보고 가는 게 낫겠지?'라는 이상한(?) 생각을 할 정도로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편이다. '적게' 보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것을 보게 되고 더 '자세하게' 보게 된다.


Apple | iPhone 6 Plus | 1/60sec | F/2.2 | 0.00 EV | ISO-40 | 2017:07:16 18:54:34


저녁을 먹은 장소는 엄마손 횟집(). 예전부터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예약하는 게 쉽지 않은 곳이고 충분한 인원이 만들어져야 제대로 된 메뉴를 먹을 수 있는 집이라 쉽게 기회가 생기지 않던 곳이었다. 이번에도 멤버가 세 명뿐이라서 커다란 돌돔을 먹을 순 없었고, 감성돔과 따돔(따치. 최근 제주에서는 따돔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부르는 듯. 그리 고급 횟감은 아닌데 양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 자연산. 가격을 좀 올려 받기 위해 '도미'라는 이름을 붙인 게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으로 상을 차려주셨다.


Apple | iPhone 6 Plus | 1/8sec | F/2.2 | 0.00 EV | ISO-125 | 2017:07:16 18:57:18


Apple | iPhone 6 Plus | 1/15sec | F/2.2 | 0.00 EV | ISO-80 | 2017:07:16 18:57:57


Apple | iPhone 6 Plus | 1/10sec | F/2.2 | 0.00 EV | ISO-125 | 2017:07:16 20:42:59Apple | iPhone 6 Plus | 1/15sec | F/2.2 | 0.00 EV | ISO-80 | 2017:07:16 20:50:10

이 집은 일단 어부이신 쥔장이 직접 배 타고 나가서 잡아오신 자연산 횟감만을 취급하는 곳이고 일반적인 유비끼(湯引き. 뜨거운 물로 생선의 껍질을 빠르게 데쳐서 껍질 아래의 지방과 회를 같이 먹을 수 있게 만드는 손질법)와는 다른, 쥔장님의 특별한 비법(?)으로 껍질채 회를 먹을 수 있도록 손질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찬들도 하나같이 맛있고, 가게 분위기도 일반적인 횟집의 분위기가 아니라 일반 가정집에 놀러 간 것 같은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내주는 어죽은 마치 곰탕처럼 국물이 뽀얗고 걸쭉한 것이 특징인데 비린내보다는 뼈까지 푹 고아진 진한 국물이 일품이다.


혼자서 여행을 하면 절대 가보지 못할 집이었는데, 제주의 지인과 제주에 놀러 온 지인 이렇게 세 명이 함께 멤버를 구성해서 제주의 마지막 밤에 겨우 가볼 수 있었다.


Apple | iPhone 6 Plus | 1/4sec | F/2.2 | 0.00 EV | ISO-500 | 2017:07:16 22:15:01


마지막 밤의 마지막 술잔은 결국 더 부즈 제주()에서 기울이게 됐다. 어쩌면 제주시에 숙소를 잡으면서 이미 예정된 결론이었을지도. 


멤버들이 모두 와인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들이라 술 자체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위스키에도 관심이 많고, 심지어 나를 제외한 두 명은 모두 (꽤 유명한) 각자의 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더 부즈에서도 매니저와 그들이 나누는 얘기를 많이 주워들을 수 있었다.


Apple | iPhone 6 Plus | 1/4sec | F/2.2 | +1.00 EV | ISO-160 | 2017:07:16 22:40:38


그렇게 기분 좋게 수다를 떨다 보니 어느새 맥캘란 30과 발베니 30을 한 잔씩 마시고 있더라는...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