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시마에 들어오면서 배편을 왕복으로 예약해뒀었다. 나가는 배편은 오늘 오후 4시. 이부스키(指宿)로 나가는 배였다. 지열로 덥혀진 뜨거운 모래 찜질로 유명한 이부스키는 가고시마현의 최남단에 있는 작은 도시. 야쿠시마에서의 트래킹이 몸을 피곤하게 만들 것 같아서 짠 일정이었다. 야쿠시마에서 열심히 놀고, 이부스키에서 찜질하면서 피로를 풀겠다는 야심찬(?) 계획. 하지만 태풍 22호가 올라오고 있었다. 하늘과 바람이 심상치 않았다. 오후 4시에 출발하는 배편이 제대로 뜰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마음이 좀 급해졌다. 혹시라도 배가 뜨지 않으면 섬에 갇혀야 하니까 말이다. 일단 짐을 챙겼다. 3일 동안 머무르면서 짐이 조금 늘어나 있었다. 야쿠시마의 감자 소주인 미타케(三岳)를 반도 못 마셨다. 슈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