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연휴였죠. 올해의 마지막 연휴. 그리고 그 연휴를 끼고 가평에서는 제 5회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다들 들떠있었습니다. 굴업도 여행 계획을 짜다가 틀어지고, 다른 여행 계획에 잠깐 발을 담그기도 했으나 집에서 쉬어야 겠다는 마음에 다시 발을 뺐는데 어찌어찌 저차저차해서 와넨죠 회원들과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가평으로 떠났습니다.
부지런히 이동해서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보자고 생각하고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가평까지 자그마치 여섯 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더군요. 경춘가도가 말 그대로 주차장이었습니다. 예약해둔 펜션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쳐있었어요.
그나마 위로해 주는 것은 펜션 앞에 보이는 북한강의 경치가 너무 좋았다는 거죠. 펜션으로 들어오는 길에 자라섬 앞을 지났는데, 엄청난 인파 때문에 도저히 자라섬으로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대로 펜션 앞에 퍼질러서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죠.
다른 팀들은 정체때문에 아직 도착도 안했습니다. 같은 차를 타고 온 네 명이서 와인을 두 병, 세 병 마시고 있는 동안 한두 팀씩 합류.
펜션 앞의 모습입니다. 돗자리 깔고~ 와인 마시고~ "와! 차 진짜 막혔죠!!"라는 주제로 얘기 꽃도 피우고.
그렇게 모든 팀들이 모였습니다. 애초의 계획보다 시간은 많이 지체됐고, 배는 고프고. 어쩔 수 없이 각자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공연을 보러 가실 분들은 가시고, 바비큐를 먼저 시작하실 분들은 시작하고. 그랬더니 한 팀만 공연을 보러가고 모두 바비큐를 시작하더군요. 다들 배고프고 피곤하셨나봅니다.
총 인원이 스물 다섯 남짓하는 대규모였기에 불판도 두 개를 피우고 계속해서 굽습니다. 굽고 또 굽고. 마시고 또 마시고.
그렇게 밤이 깊어가고, 술은 취하고... 뭐 그랬더랬습니다.
다음 날. 점심은 춘천에서 먹기로 했습니다. 중간에 바이크가 하나 고장나서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요. 어쨌거나 무사히 모두 소양댐에 도착.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었습니다. 소양댐 조금 아래에 있는 통나무집이라는 곳이었는데, 닭갈비는 매우 평범했고 막국수는 맛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다들 자라섬으로 이동, 공연을 보는 일정이었는데 저는 갑자기 서울에 급한 일이 생겨서 결국 공연을 못 보고 올라와야 했습니다. 올라오는 길에도 차가 엄청 막혀주셔서 이틀 동안 약 열 시간이 넘도록 경춘가도 위에 있었야만 했던 슬픈 연휴였습니다. 아흑. 나 다시는 자라섬 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