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s, Cameras

PANNING

zzoos 2008. 11. 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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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닝.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귀여운 여배우 다코다 패닝(Dokota Fanning)이겠지만, 내가 말하는 패닝의 스펠링은 Panning이니 그것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이런 어려운 단어를 얘기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아마도 영화에서 카메라를 움직인다는 뜻으로 쓰는 팬(Pan)이라는 단어에서 나온 용어라고 생각된다. 어쨌거나 내가 지금 얘기하려는 '패닝'은 사진 촬영 기법이다.

뭐 이미 다들 알고 계실 수도 있지만, 패닝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대상의 속도를 사진에 담기 위한 기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좀 허접하지만 위의 사진을 보면, 분명히 사람과 의자가 돌고 있지만 그들은 정지해있고 배경이 흘러가고 있다. 덕분에 사람과 의자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만약 반대로 배경은 정지하고 사람과 의자가 빠르게 흘러갔다면 속도는 느껴졌겠지만 사람들의 표정이나(어차피 위의 사진에는 표정은 안 담겨 있지만) 동작이 모두 뭉개져서 어떤 내용의 사진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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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런 사진은 어떻게 찍느냐? 뭔가 특별한 이름까지 붙어 있는 기법이라고 하니 어려운 방법이나 장비를 써야한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아니다. 카메라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대상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움직이면' 된다.

패닝을 연습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바로 위와 같은 놀이공원이다. 일정하게 움직이는 대상이 있고, 그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 않다. 자, 그럼 먼저 위와 같이 일정한 코스로 움직이는 놀이기구 앞에 선다. 카메라로 적당한 구도를 잡아본다. 거리가 멀다면 망원 렌즈를 쓰거나 줌으로 당겨도 좋다(망원 렌즈나 줌을 이용하면 피사계 심도가 낮아져서 배경이 좀더 잘 뭉개질 수 있다). 일단 무조건 셔터를 누르지말고 눈이 충분히 놀이 기구의 움직임에 익숙해지도록 바라보자. 어느 정도 움직임에 익숙해 졌다는 생각이 들면 셔터를 누른다. 이때, 카메라를 놀이기구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같이 움직인다. 셔터가 열렸다 닫히는 짧은 순간 동안 카메라와 피사체가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다. 자꾸 피사체가 흔들리는 사진이 찍힌다. 그래서 자꾸 찍는다. 여러 번 찍고 또 찍는다. 그러다보면 피사체가 제대로 잡히고, 배경은 속도감을 가지고 흘러가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방법은 정말 쉽다. '셔터를 누른채로 카메라도 피사채와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원하는 사진을 얻을 때까지 계속 찍는 것이다.

조리개를 조절해서 피사계 심도를 깊게, 낮게도 바꿔보고 셔터 속도도 느리게, 빠르게 조절해보자. 한 가지 상황에서 다양한 조리개, 셔터 값으로 여러 장 찍는 것을 브라케팅이라고 하는데, 사진에 실패하지 않기 위한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하드에 쌓여있는 사진들을 정리하는데 오랜만에 패닝이 좀 된 사진이 있길래 주절거려봤다. 지난 10월 10일에 회사에서 소풍으로 간 롯데 월드에서 찍은 사진이다. 근처 중, 고등학교의 소풍 때문에 엄청 복작거렸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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