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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에밀리 파리에 가다 (2020) - 10대 소녀가 된 것 같은 발랄함과 가벼움

zzoos 2020. 10. 7. 15:56

 

:: 에밀리 파리에 가다 Emily in Paris | NETFLIX | 2020

 

내 취향의 드라마가 아니었다. 무슨 일이었는지, 무슨 기분이었는지, 뭔가에 홀린 건지 클릭해버렸다. 10대 소녀 취향의 마냥 발랄오글할 것이 분명한 연애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취향엔 어느 정도의 '선'이라는 것이 있다. 제목과 썸네일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그 선을 저만치 넘어서 있었다.

 

어쩌면 '파리'라는 단어에 홀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 그거였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카모, 교토에 가다'라는 드라마도 오로지 '교토'라는 단어 때문에 봤던 기억이 있다. 어? '에밀리 파리에 가다'와 '카모 교토에 가다'는 완전히 같은 류의 제목이구나. 하지만 원제를 따져보면... 'Emily in Paris'와 '鴨, 京都へ行く'는 느낌이 다른데... 음, 너무 멀리 왔구나.

 

다시 하려던 얘기로 돌아와서, 집콕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파리'라는 단어가 나를 강하게 끌어당겼을 것이 분명했다. 이 드라마에는 파리를 동경하는 주인공이 등장하겠지. 그래서 파리의 이곳저곳 아름다운 모습을 잔뜩 보여줄 거야. 집구석에서 파리 골목의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이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머릿속을 훑고 지나간 덕분에 1화의 플레이 버튼을 클릭했다.

 

그러고 나서...

 

10화까지. 한 편에 약 25분 정도니까 약 300분 정도를 스트레이트로 달렸다. 예상과 달랐고 예상과 같았다. 예상했던 대로 평소의 나라면 보지 않았을, 선을 넘은 드라마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다르게 끝까지 집중할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정말 뻔하다. 어리고 예쁜 미국 여자. 그녀에게 추파를 던지는 멋진 파리의 남자들. 고집불통이고 전통만이 유일한 해법이고 가치라고 믿는 파리의 패션계. 참신한 아이디어로 능력을 발휘하는 주인공. 그녀를 못마땅해하는 상사. 처음엔 철없는 미국 뜨내기라고 미워하다가 진심이 통하고 나니 알게 모르게 도와주는 동료들. 맛있는 프랑스 요리와 훈남 쉐프. 거기에 더해서 배경은 아름다운 파리의 골목골목. 딱! 그런 얘기다.

 

헌데, 그 '뻔함'이 오히려 친근하고 편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시간을 때우기에 딱 적당한 수준으로 신선함이 가미되어 있기도 하다.

 

 

다시 한번 Emily in Paris의 폰트를 본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뻔한 세리프(Serif).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주 보던 세리프체와 조금 다르게 변형되어 있다. 그리고 Paris에 가미된 약간의 불규칙함 덕분에 귀여운 매력까지 보인다.

 

이 드라마가 딱 그렇다. 평점을 높게 줄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닐지 몰라도, 자그마한 매력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 드라마다. 솔직히 말해서 시즌 2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