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우참치에서 참치를 먹으려 했는데, 방심하고 예약을 안했더니 도착했을 땐 자리가 없었다. 압구정 강가에서 오랜만에 탄두리 플레이트와 시금치 카레를 먹고, 몸이 너무너무 피곤해서 술이고 커피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신사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지하철 역이 요동을 치는 것 같은 느낌과 모든 형광등이 동시에 깜빡이는 느낌. 와인 10병 정도를 마신 다음 날처럼 머리가 지끈거렸다. 왜 이렇게 지하철은 안 오는 건지. 드디어 지하철이 들어오는 벨소리가 들리고, 지하철이 내 앞에 와서 멈추고, 문이 열리고, 한 걸음 내딪어 지하철 안으로 들어섰다... 거기에 앉아있었다. 뽀얀 피부, 쌍거풀진 커다란 눈, 엷은 갈색 눈동자와 끝이 살짝 올라간 오똑한 코. 많지도 적지도 않은 부드러운 갈색 머리카락. 약간 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