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이제 끝인가" 털썩. 하고 가게 구석의 의자에 몸을 던진다. 11시 30분. 술을 같이 파는 곱창집치고는 마감하기에 이른 시간이지만 주택가 뒷골목의 가게에서 이런 시간에 '새로운 손님'을 기다리면서 가게를 열어 두기엔 인건비나 전기세 같은 비용이 더 문제다. 벽쪽으로 머리를 기대면서 눈을 슬쩍 감는다. 오늘 하루 얼마를 팔았더라? 알바비는 나왔나? 하아.. 재료비나 제대로 뽑았는지 모르겠다. 처음 가게를 오픈할 때에는 의욕적이었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니, 처음 가게를 오픈했었던 때가 생각난다. 호기롭게 회사를 관두면서 마누라한테 호언장담했었다. "내가 그동안 마신 술이 얼만데, 특히 곱창은 내가 자신있는 분야라고!" 사실은 마지막 부장진급 찬스를 놓친 이후 등 떠밀리다시피 하면서 퇴사를 결심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