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228

창 밖 풍경

수서에 사무실이 있다. 수서역. 주변에 녹지가 꽤 많은 편이다. 비가 오는 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갑자기 알게됐다. 아니 알고 있던 것을 깨달았다. 사무실에서 보이는 창 밖 풍경이 꽤나 멋지구나! 디카가 있다면 찍어서 보여주고 싶을 정도. 꽤나 축복받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오늘은 특히나 멀리 보이는 산 꼭대기에 내려앉은 구름이 멋지다.

Litters 2006.07.28

한없이 가벼운

내 인생이, 내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한없이 무거워지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하지만 또 반대로 내 인생이, 내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한없이 가벼워지는 것 또한 바라지 않는다. 경쾌함은 좋지만, 경망함은 싫고, 진지함은 좋지만, 무거움은 싫은 것. 언제였던가 별자리로 분석하는 성격을 봤을 때(아니 혈액형이었나? 띠였나?), '절대로 싸구려는 용서 못함'이라는 식의 문장이 매우 긴 글의 구석에 있었다. 숨어있던(?) 그 문장을 보고 얼마나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했었는지... 왜인지 모르게, 요즘 자꾸 한없이 가벼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너무 무거운 생각들을 머리에 넣고 있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다. (아, 이렇게 글로 정리를 하다보니까 혹시 양쪽의 균..

Litters 2006.07.19

주말...

일단 요즘 보고 있는 것. 드라마 와 소설 . 는 생각보다 무지 어린, 재일한국인 지휘자와 사귄다는 '미무라'라는 여배우의 발견. 그리고 역시 멋진, 연기 역시 짱인 '오다기리 죠'의 재발견. 각기 다른 과거를 가진 사법연수생들의 좌충우돌 수련기(?)랄까. 확실히 재밌는 드라마. 보기 시작한 게 얼마 안됐는데, 순식간에 7회까지 봐버렸다. 는 단편 소설집. 딱 침대에 누워서 한 편 읽고 잠들기 좋은 소설. 사신(死神)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듯이 약간은 판타지의 느낌이 풍기는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천수(天壽)를 다 하지 못하고, 사고로 갑자기 죽어야 하는(?) 사람들은 사고가 일어나기 일주일 전부터 사신이 따라다닌다. 사신은 일주일 뒤에 이 사람이 죽어도 되는가에 대해서 판단하고 상부(?)에 보고한다..

Litters 2006.07.10

비가 온다.

왜 이렇게 생경한 느낌일까. 밤에 키보드를 두드리며 빗소리를 듣는 것이. 그 동안은 귀에 뭘 박아두고 살았었나? 담배를 한 대 물고, 약간은 꿉꿉한 공기에 살짝 기분 나쁠 뻔 했지만, 그래도 빗소리에 조금은 기분이 풀어지는... 그런 밤이다. # 1 꽤 오랜 동안 잠수 아닌 잠수를 하면서 지냈다. "잠수였다!"고 말하기엔 특별히 숨어 지낸 것은 아니고, "잠수가 아니었다!"고 말하자니 친하던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않으면서 지냈다. 이제 슬슬 기지개를 펴볼까 했더니, 전화번호가 바뀐 사람들도 좀 있다. 2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구나. 그 중에 꼭 연락해야 되는 사람이 있어서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이 없네. 너무 성급한 건가. 조금 기다려 볼까나. # 2 요 며칠 눈꺼풀에 잠이 터질듯이 가..

Litters 2006.06.29

불면증

약 한 달 전 즈음에 불면증이 살짝 있었는데, 한 일주일? 열흘? 고생하고는 금방 나아졌다. 최근 다시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 만약 "깊이 잠들지 못함"도 불면증의 일종이라면 한 달 내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뭐 다른 건 다 좋은데... 다음 날 잠이 쏟아지는 것은 미칠 지경이다. 사람이 완전히 멍~ 해지니까. 자기전에 쏘주라도 한 병씩 마시고 잘까... 쏘주 한 병은 좀 많은가? 그래도 맥주 한 캔으로 잠이올 것 같지는 않으니, 쩝.

Litters 2006.06.29

세부묘사

색깔은 일단 굉장히 탁한 녹색이다. 아니 연두색에 더 가깝다고 할까? 하지만 그 맑고 명랑한 색이 아니고 아주 탁하고 오염된 색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질만큼 지저분한 연두색. 가만히 보면 식물 같다. 덩쿨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식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은 촉촉한 물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다는 것 때문이다. 단면을 잘라내도 수분은 커녕 돌가루가 튕길 것 같은 척박함과 푸석함. 그래도 그 녀석이 식물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건 튀어나온 가시 때문이다. 장미의 줄기라던지 너무 많이 자라버린 두릅의 줄기처럼 뾰족한 가시가 돋혀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정말 딱 장미 줄기의 가시처럼 생긴 것이 매우 촘촘하게 박혀있다. 그래서 식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Litters 200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