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평소와 비교하면 아주 이른 시간에 일어나 샤워를 마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꽤나 많은 것이 생략되서 아주 짧은 시간에 끝나는 차례를 지내고, 뒷정리를 했다. 잠깐 게임에 접속해 친구의 퀘스트를 도와주고, 점심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 로션을 바르고, 옷을 입고, 로션을 뿌리고 읽던 책을 들고, 아이팟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집을 나섰다. 편의점을 들러 담배를 사고, 인출기에서 약간의 현금을 찾고, 지하철 역으로 가면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오랜만에 타는 지하철. 패스카드에 충전된 요금을 힐끗 확인하며 개찰구를 지났다. 한참만에 들어온 지하철. 열차 안은 매우 한산했다. 추석. 추석날 점심이었다. 경복궁 역에서 잠깐 고민했다. 집으로 발길을 돌릴 것인지, 화창한 날씨를 좀 더 즐길 것인지. 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