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183

2년만

삘릴릴릴리. 전화벨. 반가운 목소리. '지금 뭐해?' '어 그냥 회사에 있어' '토요일 이 시간에 왜 회사야?' '그냥 그렇게 됐네' '회사가 어딘데?' '어, 양재동. 넌 지금 어딘데?' '나 분당. 집에 있지. 가깝네?' '어, 그러네' '잠깐 볼까?' '그럴까?' '회사로 갈께. 거기가 어디야?' 2년 만이었다. 녀석을 만난 건. 2년 전 녀석의 결혼식에서. '이게 얼마만이지?' '목소리 들은 건 대충 1년 정도? 얼굴 본 건 결혼식이 마지막이니 2년 된건가?' '아, 벌써 그렇게 됐나?' '응 며칠 뒤가 결혼 기념일이거든. 결혼 2주년' '와. 벌써 그렇게 됐나' '그러게. 시간 참 빠르다' 도착한 곳은 삼성동 주택가. 한적한 곳에 있는 와인바. 저렴한 키안티 클라시코를 한 병 주문했다. '그러고..

Litters 2007.04.09

월요일 아침부터

택시를 타고 수서역을 가던 길. 택시를 타자마자 우회전을 하는데 신호에 걸려서 잠시 대기. 헌데 어떤 아가씨(아줌마?)가 다짜고차 택시 문을 열더니 급하다며 합승을 하자고 한다. 기사 아저씨는 합승은 절대 안된다며 거부. 헌데 이 아가씨 막무가내로 급하단다. 잠깐 실랑이를 하더니 다짜고짜 택시에 타버린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합승은 물론 택시 기사와 합승하려는 손님과의 거래(?)이긴 하지만 먼저 타고 있는 승객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던가! 세상에 뭐 이런 경우가 있어. 게다가 출근길에 택시를 탔다는 건 나도 급하다는 얘긴데, 실랑이 하느라고 버려진 내 시간은 어쩔꺼야? 이 아가씨 계속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한테는 내리기 직전에 딱 한마디. '뒤에 계신 분한테 정말 죄송해요' 라..

Litters 2007.04.02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출근길. 수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어폰을 꽂고, 데파페페를 들으며(여전히 버닝중), 앉아서 눈을 감고 있었다. 어떤 날은 앉아있고, 어떤 날은 서 있다는 점이 좀 다르지만 매일매일 반복되는 모습. 도곡역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올라타면, 잠이 살짝 달아나고, 양재역에 도착할 즈음이면 일어나서 정신을 차린다. 썰물처럼 밀려나오는 사람들. 어깨를 부딪히며 계단을 오르고, 복작복작 줄을 서서 개찰구를 통과한다. 꽤나 높은 계단을 오를 때에는 시선처리에 주의. 자칫 짧은 치마 입은 여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가는 오해받기 딱 좋다. 양재역을 나와서 회사까지도 꽤나 먼 거리. 여전히 귀에서는 데파페페의 기타소리. 중간에 한 번 비욘세의 '리슨(Listen)'. 날이 좀 쌀쌀해서 점퍼를 여미고 팔짱을 끼고 터벅터벅 ..

Litters 2007.03.28

출근 길에

수서역에서 지하철을 타면서 아이팟 셔플을 꺼내서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자 바로 시작되는 곡. Depapepe의 Start. 아. 뭐랄까... '지금 딱 듣고 싶은 노래였는데!' 싶은 느낌과 함께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그 다음으로 이어진 노래는 Beyonce의 Listen. '그래. 바로 이거야!' 출근 길이 매우 즐거워 지는 순간. 그러고 보니, Apple에서 처음 셔플을 내놓으면서 Life is Random 이라고 했던 게 이런 거 였나? (너무 심한 비약 --;;)

Litters 2007.03.20

Ordinary People

SG 워너비의 노래 중에 이런 곡이 있더라. Ordinary People. 글쎄 가사를 아무리 들어봐도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세태를 풍자하는 건지, 요즘 젊은 사람들을 비꼬는 건지... 뭔가 의미가 있는 가사라면 좀더 직선적이어도 될 것을. 어쨌거나 그 단어 자체에 엄청나게 거부감이 느껴진다. 도대체 사람에게 Ordinary라는 단어를 붙일 수가 있느냔 말이다. 감히 '평범한' 사람들이라니. 그런 단어를 붙인 작자는 도대체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길래.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들이다. 절대 평범한 사람은 없다.

Litters 2007.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