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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306

에키벤 - 하야세 준

:: 에키벤 | 하야세 준 | 채다인 | 사쿠라이칸(감수)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총 10권이 계획인듯 하고, 현재 국내에 5권까지 나온 듯. 일본의 기차 역(驛, えき, 에키)에서 파는 도시락(べんとう, 벤토우)을 에키벤(えきべん)이라고 하는데, 바로 그 에키벤에 대한 만화다. 도쿄에서 작은 도시락집을 운영하는 주인공이 부인에게 허락을 받고(?) 철도를 통한 전국 여행을 하면서 각 지역의 특색있는 에키벤을 소개하는, 어찌보면 스토리가 전혀 없는 단순한 만화. 하지만 철덕(철도 오덕)인 주인공이 설명해주는 기관차 얘기, 일본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다양한 도시락에 대한 삽화와 설명을 보고 있자면, 술술 읽히는 것은 물론이고 슬슬 배가 고파지는 그런 책이다. 5권까지 읽고 났더니, 정말로 여행을 떠나고 ..

Media/Books 2011.03.07

끝까지 이럴래?

:: 끝까지 이럴래? |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작품집 | 한겨레출판사 오랜만에 집어 든 단편집. 총 13명의 단편이 실려 있다.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적이 있는 작가들의 최근 단편들. 책이 잘 읽히지 않거나, 긴 호흡이 힘들 때에는 역시 단편집이 좋다. 그리고 단편집을 읽다보면 보석같은 신인 작가들(물론 '나에게'만 신인이라는 얘기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도 한창훈의 '그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이런 소설을 쓰는 작가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다. 어딘가 모르게 살짝 고루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단편 하나로 그런 느낌이 확 달아났다. 좀더 긴 호흡의 얘기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박민규의 글은 언제나 재기 발랄함이 넘쳐서 좋다. 심지어 지구 멸망 하루 전의 얘기하니. 하하. (이번에 처음 읽..

Media/Books 2011.03.07

역시나 주말엔 영화인가

지난 주말에도 역시나 영화 두 편. 지난 주에 비하면 적은 수이긴 하다. 쭉~ 영화를 안 보다가 가끔 주말에 몰아서 보는 편인데, 역시나 특별히 할 일이 없을 때 하게 되는 짓. 다시 말하자면 지난 주말에 할 일이 참 없었다는 얘기. 먼저 선택한 것은 . 일단 히어로물을 거의 빼놓지 않고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기분이 꿀꿀해서 그냥 시간 때우기용 영화를 보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생각보다는 괜찮았고, 시간 때우기에도 좋았고, 주걸륜은 생각보다 멋졌다. 하지만 특별히 개성 넘치거나 대단히 매력적인 히어로가 아니었다는 점에서는 조금 마이너스. 어차피 만화같은 생각을 가지고 보는 히어로물이라면 좀더 화끈하게 뻥쳐도 될텐데 말이다. 히어로물의 연장선이었을 수도 있고, 애니메이션이 보..

Media/Movie, Drama 2011.02.28

SOS 원숭이 - 이사카 코타로

:: SOS 원숭이 | 이사카 코타로 | 민경욱 경쾌한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적중. 역시 이사카 코타로다. 어찌보면 무거운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언제나 가볍고 경쾌하게 풀어낸다. 보다 훨씬 더 정감이 가는 소설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힘겨워하는 SOS 신호를 듣는 엔도 지로. 모든 일의 인과 관계를 밝혀내야 직성이 풀리는 꼼꼼한 이가라시 마코토. 그리고 히키코모리가 되어 버린 마사토. 그들 사이에 자꾸 등장하는 원숭이는 환영인가? 전혀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소재들로부터 출발했다는 이 소설은, 정말로 '이게 어떻게 연결되는 이야기지?' 싶은 두 개의 이야기를 교대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 기막힌 설정으로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되고, 그 교차되는 지점 이후 멋지게 끝을 향해 달려간다. 푹 가라..

Media/Books 2011.02.24

주말의 명화

오랜만에 영화를 몰아보는 주말이었다. 토요일엔 밀린 드라마들을 시청했으니 일요일에만 다섯 편의 영화를 봤다. 그것도 모두 일본 영화로만. 그리고 대부분 괜찮은 영화였으니 다름 성공한 주말. 가장 먼저 본 영화는 [춤추는 대수사선 3] 어쩌면 영화를 몰아보는 주말이 된 이유는 이 녀석 때문. 이 정도로 끈질기게(?) 나와주는 영화가 있다는 것도 행복한 일일 듯. 여전히 아오시마는 귀여우면서 멋지다. 스미레는 어느덧 좀 나이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춤추는 대수사선 시리즈는 멋들어진 스토리 라인을 감상하는 영화라기 보다는 TV 시리즈의 추억을 곱씹는 영화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정말 완간서에 가면 멍청한 상사 3인방이 있고, 아오시마와 스미레가 다투고 있을 것 같은 느낌. 유스케 산타마리아 등 TV ..

Media/Movie, Drama 2011.02.21

그녀에 대하여 - 요시모토 바나나

:: 그녀에 대하여 | 요시모토 바나나 | 김난주 | 민음사 앞서서 읽었던 책이 쉽게 읽히지 않길래 좀 가볍게 읽어보고자 선택한 요시모토 바나나. 하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 경쾌한 것을 골라야 했다. 가볍게 하늘거리지만 경쾌함보다는 우울함과 외로움이 엿보인다는 것을, 읽으면서 알았다. 약간 환상적(또는 몽환적)인 분위기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공기중에 샤악 퍼져있는 수증기처럼 우울함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그런 식의 우울함은 별로 좋은 공기는 아니었다. 남편을 칼로 찔러 죽인 엄마. 엄마의 쌍둥이 동생의 아들인 슈이치. 어느 날 유미코에게 슈이치가 찾아오고, 둘은 함께 과거를 찾는 여행을 다닌다. 마침내 유미코는 아픔과 상처를 치유받고 과거를 제대로 기억해낸다. 단순하고 간단한 얘기지만 여..

Media/Books 2011.02.15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송병선 | 문학동네 201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페루의 국민작가(확인해본 바는 없음;), 마리오 바르갓 요사의 작품. 내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선 내가 읽은 최초의 페루 소설이다. 이 책 외에도 도 사서 쟁여 둔 상태. 읽기 시작한 것이 12월 초였으니 자그마치 한 달하고도 보름 이상을 읽은, 엄청 오래 걸린 책이다. 작년 마지막 소설이 될 줄 알았더니, 올해의 첫 소설이 되고 말았다. 읽는 데 오래 걸린 이유를 굳이 생각해보자면 연말, 연초의 수많은 약속들이 가장 큰 원인이 될 수도 있었겠으나, 사실 그걸 핑계로 하기에는 소설 자체의 화법에 적응하지 못한 문제가 더 컸다. 결코 쉬운 구성이 아니다. 시공을 무시하고 나열되는 대화들 덕분에 큰 따옴..

Media/Books 2011.01.24

이기적 고양이 - 이주희

:: 이기적 고양이 | 이주희 | 씨네21 고양이에 대한 기억은... 희한하게도 없었다. 레이지를 키우기 전 까지는. 의 남자 주인공인 시라토리 레이지의 이름을 딴 고양이(결국 암컷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지만;) 한 마리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고양이에 대한 기억이 생기기 시작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조그만 녀석을 안심시키기 위해 왼쪽 품에 꼭 안고 자던 첫날 밤(심장 소리를 들으면 안심한다고 그래서), 피투성이가 된 채 방구석에서 울고있다는 동거인의 전화를 받고는 정말이지 내 새끼가 사고라도 난 것마냥 일을 집어 던지고 택시타고 종종거리며 달려가던 날, 발정나서 밤새 시끄럽게 울어대는 통에 주위 사람들에게 눈치 보일까봐 같이 밤새며 꼭 안아 주던 일... 레이지가 내 곁에 있었던 시간은 얼마 되지..

Media/Books 2010.12.01

캐비닛 - 김언수

:: 캐비닛 | 김언수 | 문학동네 미리 예고(?)했던 대로 을 읽고 나서 바로 김언수의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 을 주문했고, 다 읽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한 소설이더군요. 누군가의 평가처럼 '또 한 명의 괴물 작가'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모아둔 13호 캐비닛에 숨겨져 있는 진실들과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들. 이라는 줄거리 설명따위는 소설에 대한 어떤 느낌도 전달하지 못합니다. 중요한 건 전혀 그런 게 아니에요. 서사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약간은 충격을 받을 정도로요. 그 와중에 엄청나게 세밀하지만 과장되지 않고, 흘러 넘치지 않는 묘사들은 들은 작가의 '구라'를 모두 진실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참 능청스럽습니다. 먼저 읽었던 과 비교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의 손을 들겠습니다..

Media/Books 2010.11.26

설계자들 - 김언수

:: 설계자들 | 김언수 | 문학동네 처음엔 김연수랑 헷갈려서 클릭했다. 그리고 작가 설명에 12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 작가라는 걸 보고 '오호라?' 싶어서 주문했다. (수상작은 이라는 작품이다.) 읽기 시작한 것은 그저께. 앞 부분을 읽기 시작하는데 흡입력이 있다. 짧고 간결한 문장들이 빠르게 소설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리고 첫 번째 챕터의 끝. 두 번째 챕터가 시작되면서 소설의 배경이 서서히 밝혀진다. 순식간이었다. 그의 세상으로 빨려들어간 건. 결국 어제 술자리를 뒤로하고 집으로 들어가 침대에 앉아서 책을 펼쳤고, 다 읽을 때까지 덮을 수 없었다. 재작년 최고의 소설 중 하나로 꼽았던 를 읽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었다. 그러고보니 천명관은 10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 작가이고, 가 수상작이다. ..

Media/Books 2010.11.17

소녀 - 미나토 가나에

:: 소녀 | 미나토 가나에 | 오유리 | 은행나무 인터파크(요즘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북포인트를 쓰느라 인터파크에서 책을 주문하고 있다)에서 주문할 책을 고르다가 위의 책을 발견,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다. 미나토 가나에는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책 중의 하나인 의 작가. 그녀의 다른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아니 넘칠 정도로)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책이 배송된 다음 바로 읽기 시작. 내가 소녀였던 적이 없어서(-_-a) 당연하게도 소녀의 감성 같은 건 공감이 잘 안된다. 심지어 일본 여고생들의 심리를 아무리 세밀하게 묘사해도 일단 공감을 할 수는 없다. 비단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잘 읽히지 않았다. 아니 그것보다도 잘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겠다. 두 명의 소녀..

Media/Books 2010.11.15

물고기 여인숙 - 이용한

:: 물고기 여인숙 | 이용한 | 링거스 그룹 아주 많은 섬을 다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십여 개 정도면 왠만한 사람들보다는 많이 다녔지 싶다. 배를 타는 것을 좋아하고, 섬에 처박혀 바다 내음과 한가로움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정도는 되었고, 배가 뜨지 않아 갇히는 일에는 눈도 꿈쩍않고, 이장님이나 마을 사람들과 금세 친해지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뭐 어느 정도 섬 여행에는 익숙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은 보자마자 읽고 싶었다. 십여 년 동안 섬을 떠돌며 여행한 저자가 섬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은 책. 여행 정보서라기 보다는 여행기이고 수필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오는 애틋한 섬의 풍경들은 출근 시간 지하철에서 나를 매번 들뜨게 만들었다 - 그래서인지 오히려 사진이 더 적었으면 ..

Media/Books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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